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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일 학교시집 81-90

category 학교 시리즈/학교시집 2017. 10. 23. 00:46
알고 싶지 않은 
네 눈 네 맘에 비친 내 모습
 
 
알려 줄까 싶은
내 눈 내 맘에 비친 네모습
 
모르고 싶을까
몰랐으면 싶을까
 
 
입술 끝 간지럽게 톡톡치는
내 맘끝 와버린 너의 하루들
 
 
- 안태일 학교시집 81-
 
[일기장 검사, 담임 욕만 가득하네]
 
 
 

 
 
 

<자소서에 대하여> (원작 '자전거에 대하여' ,윤을식 )
 
두 입시 제도 위에 한 수험생
정시수시 나란히 신경써야 하는 굴레들
 
해본다, 그때마다 생기부에서 커트당해지는
 
수험생들, 함께 슬퍼할 겨를도 없이
적성고사 희망 속에 도박판이
벌어진다
 
입시가 학교현실을 반영할 길 없어
입시제도 복잡해지는 만큼의 일정한 배율로
 
그지같은 또 하나의 뭣같은 전형이 있어
나는 늘 그 전형들에 불안감으로
 
이것 저것 해본다
 
수많은 전형들의 자소서를
만들고 지어내고 다시 만들고
 
전형료가 빠져나가는 만큼
고개를 뒤로 젖혀 한숨한번 쉬는
 
모의고사들 가끔 모의고사날 긴 잠을
자는 것처럼
 
그럴 때마다 나는
수박씨 책을 편쳐든다
 
한번쯤 얄팍한 기대로 정시 수능 책 잡지만
 
귀찮은 맘 부대끼며 듣기평가 소리 불안을
감당할 수는 없어
 
아직 내 진로 세움을 배우지도 못했는데
수시 정시 위에 한 수험생
 
간혹 그 울타리 밖에 아이들
보인다, 회피와 현실을 저울질 하듯
 
위태로운 입시를 밟는다
 
- 안태일 학교시집 83-
 
 
 

 
내 곁에 두어두면
머나먼 꿈나라로 떠나
내 작은 기운을 앗아 가버리네
 
저 멀리 두어두면
그들만의 나라를 만들어
내 커다란 맘그릇 작게 만드네
 
-안태일 학교시집 84-
 
[그 아이의 자리배치]

 
⬇(위에서 아래로 읽기)
 
º 저는 처음의 다짐을 반드시 지키는 사람입니다.
 
º 말은 그렇게 해도 실은 그렇지 않을 것 같다구요?
 
º 저는 확신합니다. 열정을 다해 그렇게 살아가겠습니다.
 
º 아이들을 내버리고 제 안위만 챙기고 승진 점수에만 목메달고 하루하루를 그냥 버티면 그렇게 살지는 않겠냐구요?
 
º 그런일은 결코 절대 없을 것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제가 제정신이 아닌거겠죠.
 
º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겠냐구요?
 
º 당연합니다. 그것은 제 교육철학이며 삶의 철학입니다. 사실, 우리 모든 선생님들이 다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º 수업 준비는 늘 건성 건성, 첫번째 수업은 희생양으로 삼는 그런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겠냐구요?
 
º 그게 말이나 될까요? 말같지도 않은 소리입니다.
 
º 우리 아이들은 각자의 재능을 찾아 저마다 올바르게 성장할 거라 믿냐구요?
 
º 바로 그런 확신이 있기에 저는 오늘도 학교를 향합니다.
 
⬆(밑에서 부터 거꾸로 읽기)
 
-안태일 학교 시집 85-
 
[위 아래 위위 아래 위 아래 위위 아래]

 

그가 떠날 빈자리를 묻네
그의 자리에 내 걸음을 묻네
 
애타는 마음으로
숨타는 마음으로
 
빈 곳을 채우고픈 다급한 순정이여
 
그가 떠날 그자리를 되묻네
그의 자리에 다른이의 걸음을 묻네
 
애둘른 목소리로
숨멎는 목소리로
 
빈 곳을 찾고픈 절박한 여정이여
 
-안태일 학교시집 86-
<그 학교에 올해 OO과 자리 있나요?>
 
 

몸을 쓰다
머리를 쓰다
마음을 쓰다

그렇게 쓰다

쓰리다

여기저기

쓰리다

-안태일 학교시집 87-

<다 때려칠까>

 

너에겐 벅찬 끝 이야기

나에겐 힘찬 시작 이야기

 

너에겐 커다란 애기

나에겐 너무 작은 애기

 

-안태일 학교시집 88-

 

 

<초6 담임에게 중1 담임이, 중3 담임에게 고1 담임이>


식욕없는 식사
김치없는 라면
베터리 없는  스마트폰
파트너 없는 파티
사랑없는 결혼
제작비 떨어진 영화 제작자
낙하산 없는 스카이 다이빙
 
-안태일 학교시집 89-

<요즘, 나>






나는
운다
나는 운다.
나는 여전히 운다.
나는 여전히 수업 시간에 운다.
나는 여전히 수업 시간에 티 안나게 운다.
나는 여전히 괜찮은 척 수업 시간에 티 안나게 운다.
나는 여전히 시크하게 괜찮은 척 수업 시간에 티 안나게 운다.
나는 여전히 시크하게 괜찮은 척 애들은 모르겠지 하며 수업 시간에 티 안나게 운다.
나는 여전히 시크하게 괜찮은 척 수업 시간에 티 안나게 운다.
나는 여전히 괜찮은 척 수업 시간에 티 안나게 운다.
나는 여전히 수업 시간에 티 안나게 운다.
나는 여전히 수업 시간에 운다.
나는 여전히 운다.
나는 운다.
나는
운다
 
-안태일 학교시집 90-
<멈춘 시계, 2014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