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공부 해도 성적이 오르질 않아요.

(이 글 자체만 읽으면, 뭔가 오해하기 딱 좋습니다. 탤짱닷컴, 맨토링 코너 전체 포스팅 흐름에 맞춰서 읽어주세요. 그리고....


미안합니다. 현 교육 시스템에, 깊은 반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지만, 직업이 직업인지라... 당장 눈 앞에 현실도 챙겨줘야 하기에... 조금은.. 냉정한 척, 세게 말하겠습니다. 이해해 주세요. 그대를 위해서라고, 자기 변명 해 볼게요... 그럼 세게, 들어갑니다...)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질 않아요.

 

2학기에 가장 많이 듣는 말씀되겠다. 샘이 하시는 말씀이 아니라, 네가 샘에게 할 말씀 되겠다. 1학기에는 이런 말씀 안하신다, 학생 여러분께서는. 꼭 2학기 되면 말씀 해주시지. 보통은,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나고 나면. 정확한 시점은 보통 추석이 끝나고 나면. 아, 학년이 높아지면 3월에도 이런 말씀 많이 하신다. 이 이야기 할 때, 너의 표정, 정말 너무 슬프다. 그리고 뭐랄까, 그 인생을 초월한 듯한, 이거 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온라인 게임 만렙을 찍고, 모든 퀘스트를 완료한 다음, 아 이제 더 이상 게임 할 게 없다, 하는 표정 비슷하다고 할까.

 

슬프다. 공부를 너무 열심히 했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음이 슬픈 것이 아니다. 너의 그 슬픈 마음이, 샘에게 전달되어서 슬픈 것이 아니다. 샘이 슬픈 것은, 네가 진실을 마주하게 된후 얻게 될 상처가 눈에 선해서 슬프다.

 

기쁘다. 네가 그렇게 고생하고 있는 것을 보며, 사악한 마음으로 남의 고생을 즐기는 못된 심보 때문에 기쁜 것이 아니다. 남은 심각해 죽겠는데 나 몰라라, 그 심정으로 기쁜 것이 아니다. 샘이 기쁜 것은, 네가 진실을 마주하게 된 후, 그것을 극복하고 난 뒤 다시 박차고 전진할 모습이 눈에 선해서 기쁘다.

 

공부를 열심히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아요.

 

답부터 말해주마. 넌, 공부를 ‘열심히’한 것이 아니다. 분명, 아니다. 아, 이쯤에서 너의 현란한 라임이 예상된다. 안 피던 수학 책을 펼쳤어요, 하루에 단어 100개씩 외우고 있어요, 인강을 듣기 시작했어요, 독서실을 끊었어요(아 이거 맨날 헷갈려, 가겠다는 건지, 그만 가겠다는 건지, 뭐 여기서는 다니기 시작했다는 것이겠지) 노트 필기를 시작했어요, 잠을 줄였어요. 응, 그런말 할줄 알았어. 그런데도, 다시 말해주마. 넌, 공부를 ‘열심히’한 것이 아니다. 단호하게. 넌, 공부를 열심히 안했다.

 

그 무슨 섭섭한 말씀이시옵니까, 응, 맞다. 섭섭하다. 이것이 현실인 사실이 섭섭하다. 너, 잘 보자. 너의 모든 말에, 안하던 공부를 시작했어요, 이게 핵심이지? 바로 거기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 안하던 공부를, 너는 이제 시작한 것일 뿐이다. 공부를 열심히 한 것이 아니라, 공부를 그저 시작한 수준이다. 안타깝지만, 그게 지금 너의 수준이다.

 

기준이란게 있다. 기준 보다 높으면 잘하는 거고 열심히 한거야. 기준보다 낮으면 못하는 거고 열심히 하지 않은 거지. 넌 분명, 공부를 열심히 해도 성적이 오르질 않아요, 라고 했어. 여기서 생략된 단어를 보충해서 문장을 완성해 보자고. 넌, 공부를 전보다 열심히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아요, 이것이 완성된 문장이다.

 

열심히 했다, 하지 않았다의 기준은, 네가 전에 얼마큼 했는가, 그것이 너의 기준이다. 그 기준에 비추어 보면, 넌 열심히 공부한거야. 응, 네가 볼 때는. 수고했어. 정말 잘 했어, 이 말 선생님은 꼭 해주고 싶어. 너의 노력에 응원한다. 진심으로.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너의 노력의 과정, 지금 계속해서 네가 최선을 다하는 그 모습에 보내는 기대와 믿음에서 나온 박수이지, 넌 금새 성적이 파파파팍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건 아니다. 믿음과 예상은 다르다. 그리고 사실 샘은 예상 못하겠어. 왜냐고? 고작 그 정도 기간 공부에 부스터 부웅 밟았다고 해서 성적 바로 오르려면, 천재만이 가능한데, 글쎄, 여기까지 글을 읽었을 거라면, 계속 읽을 거라면 너(아, 물론 샘도)는 천재는 아닐테니까 말이다.

 

너 하나만을 놓고 보면, 넌 공부를 전보다 열심히 했어. 하지만, 안타깝지만, 이 놈의 나라의 성적이라는 것은, 절대평가가 아니라, 상대평가다. 운전 면허 시험, 언젠가 어른되면 응시하겠지? 운전면허 시험 필기 시험은, 합격 불합격만이 존재해. 일정 점수만 넘어가면 합격, 못넘으면 불합격이야. 그래서 공부를 그냥 열심히만 하면 돼. 합격만 하면 되니까. 그런데 학교 시험은, 그리고 곧 만나게 될 수능에서는, 완전한 상대평가야. 네가 열심히 할 때, 그냥 열심히 할게 아니라, 다른 아이들 보다 훨씬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거야. 어, 그래, 슬픈 현실이다.

 

하지만 경쟁이라는 것이, 학생 시절에 우리가 겪어야만 하는 이 경쟁이라는 것이, 나쁜건지 옳은 건지, 그건 여기서 이야기 할게 아니다. 물론, 나쁜 것일 수도 있어. 하지만, 그것은 현실이야. 인정해. 일단은.

 

이 현실의 틈 속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려면, 아 오늘부터 열심히 해야겠다, 이 마음 하나만으로는 네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없다. ‘다른 아이들 보다’ 열심히 해야 네가 원하던, 성적이 조금씩 올라가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아주 간단한 원리인데, 우린 자꾸 이 중요한 사실을 잊곤 해. 다른 아이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거야.

 

그럼, 여기서 다른 아이들은 누구냐.

 

이거 매우 중요해. 다른 아이들을 누구로 세우느냐, 다른 아이들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우리의 스토리가 또 달라져. 일단 결론부터. 절대로, 지금 친한 친구들을 기준으로 삼지마. 친한 친구들 중에 전교 1,2등 아이 없다면, 절대로 저 친구들 보다는 열심히 했는데, 이런 말 해서는 안된다.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아이들 보다는 요즘 폭풍 공부를 했는데 성적이 안올라요, 그거 안된다. 너의 비교대상은, 너의 기준은 그 쪽 아이들이 아니야. 네가 오르고 싶어 하는 최종 목표 지점에 있는 친구들이, ‘다른 아이들’이다. 그 친구들 보다 더 열심히 해야, 그제서야 아 열심히 했어요, 라고 할 수 있는 것이거든.

 

오오, 이제 막 승부욕이 생기냐? 타켓팅을 했어? 조준점 잡고, 순줌이든, 패줌이든 날릴 준비가 되었소?(여학생들, 옆 남학생한테 무슨 소리인지 물어보도록) 그런데 아직이다. 열심히 한다, 그 기준의 핵심의 마지막은 아직 남았어.

 

공부한 기간. 이게 문제다.

 

공부한 시간, 그거 아니야. 공부한 기간이 문제가 된다는 거지. 네가 무엇을 상상하든, 네가, 내가 이 정도까지 공부를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 만큼의 공부 열정을, 그 폭풍 공부를, 네가 오르고 싶어 하는 자리에, 그 성적을 이미 누리고 있는 아이들은, 그 말도 안되는 공부의 양을, 공부의 요령을(매우 중요하다, 공부하는 방법에 공부하는 요령까지 몸에 베어 있는 아이들이다) 몸에 익힌 채 1년, 2년을 심지어 3년전부터 먼저 달리고 있었거든.

 

공부 우습게 보지마.

 

그리고 그 아이들, 네가 막 열심히해서 행여 자기 성적 위치까지 쫓아올까봐, 더 시동 걸어서 마구 달려. 그러니까, 이건 마치, 네가 온라인 게임을 하려고 케릭터를 이제야 생성하고 하루에 8시간씩 렙업을 향해 몸 부림 치면서 10렙을 달성했는데, 저 놈들은 60렙에 풀세트 장비를 갖추고도 하루에 16시간씩 게임을 했어, 그것도 넌 이제 막 게임을 시작했는데 이 아이들은 클로즈베타 서비스 때부터 한거야. 암울하지? 그래 놓고, PvP 붙으면 자꾸 져요, 열심히 렙업 했는데도 못 이겨요, 이런 말 하는 것과 같다. (여학생들, 남학생한테 물어보도록)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 공부를 포기해야 합니까?

 

정 못하겠으면, 공부 포기해도 된다. 어, 그거 추천한다. 공부 원래 그렇게 하는 거야. 못하겠으면 공부 안 해도 되는 미래 준비해. 단, 공부도 열심히 안해도 되는데가가, 열심히 노력할 필요도 없고, 알아서 공짜로 재워주고 돈주고 사랑받고 명예주고 경쟁도 없고 그냥 오로지 넌 누워서 게임만 하고 있으면 알아서 널 행복하게 해주는 그런 어른의 삶을 원한다면 아봉이다. 대학교는 안그럴 것 같아?


 그리고 니네가 어른이 되어 직장 생활을 시작하든, 사업을 하든 어딜 가든 원하는 사람은 많고, 그 자리는 몇 개 없다면 경쟁은 생길 수 밖에 없다, 그거 원래 그런거야. 경쟁이 치열해, 무섭다, 그래서 우어어어엉 세상이 무서워여, 이런 세상 싫어요 하고 징징 거리는 거, 그런 사람 루저라고 부른다.

 

건전한 경쟁은 아름다운 거다. 받아 들여라, 그것이 세상이고 그것이 현실이야. 과열 경쟁과 비겁한 경쟁이 나쁜 거지. 경쟁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고 다시 공부 이야기 해보자.

 

자, 다시 공부하자는 마음으로 돌아오자.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이냐. 다시 온라인 게임 이야기를 해볼게.

 

렙1에서 최대 체력 게이지가 100이라고 해보자.(아, 여학생들 정말 귀찮게 해서 미안한데, 남학생한테 물어보도록) 지금 체력 게이지를 물약을 열심히 쪽쪽 빨아 먹어도 80, 90 이렇게 차겠지? 다 채운다면 100이야. 


이 상태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물약을 마셔도, 체력은 100, 그게 한계일거야. 이 100으로는 공성전이고, PVP이고 간에 나갈 수가 없다. 해결책은 뭘까. 렙 1은 아무리 해도 100이 풀게이지다.

 

어, 그래. 이거 답 무지 쉽지?

 

레벨업하면 됨. 끝.

 

그치? 이 간단한 논리. 그냥 렙업을 하면 기본 체력 게이지 자체가 200이든 300이든 늘어 나겠지? 또 렙업을 하면 체력 게이지가 또 늘 것이고. 그렇다. 바로 그거야!

 

네가 렙업을 하는 거다. 그게 정답이야! 네가 렙업을 하게 되면, 네가 ‘열심히’ 채울 수 있는 체력 게이지 자체가 늘어나게 된다. 그게 꽉차면? 또 레벨업을 하면 되는 거지.

 

자, 정리!

 

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

 

열심히 공부했느냐의 기준은, 네가 목표로 삼는 위치에 이미 있는 아이들이 하는 거 만큼이다.

 

안타깝지만, 그 말도 안되는 공부의 양을 하던 ‘다른 아이들’은 그 ‘짓’을 1년, 2년 너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탄탄하게 해왔다.

 

너 자신을, 너 자체를 레벨업 시켜서, ‘열심히’의 수준 자체를 올려라.

 

이거다.

 

알겠나? 그럼 어서, 가장 공부하기 싫은 과목부터 펼쳐라.



사진출처  http://stg.memorys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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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일

EBS 미래를 여는 교육 MC /KBS 라디오 공부가 재미있다 출연진/너도 모르는 네맘 나는 알지 저자/아이스크림 원격 연수원 사회 교실 강사/MBC 스페셜 '선생님 마이크로 교실을 깨우다'/소통 강사/진로 특강 강사/스마트 워크 강사/안태일 학교시집/탤짱닷컴 tv/출제해서 생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