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학부모님께] 새학기, 새학년. 우리의 서로 다른 긴장들. (경기방송 라디오 평생 학습관 원고)




이 글은 2012년 2월에 방송된, 경기방송 "라디오 평생 학습관"에 출연했던 원고입니다.


어머님들 안녕하세요? 올해 여러분들의 귀한 자녀들과 1년을 함께 할 담임 교사 안태일입니다. 새학년이 시작되면 알 수 없는, 그 설명하기 힘든 묘한 긴장감이 우리들 주변을 감싸 도는 그 경험 많이 겪어보셨죠? 특히 그 긴장감은 학교가 바뀌었을 때, 즉 진학을 했을 때 더 크게 다가오곤 합니다. 기대와 설레임 그리고 두려움이 모두 함께 버무러져 있는 그 묘한 긴장감.



오늘은, 그 긴장감의 정체를 우리가 함께 솔직하게 이야기 해보고, 그래서 거기서 생길수 있는 오해와 갈등들을 미리 없애고,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우리 모두가 함께 즐거울수 있는 학교, 새학년, 새학교의 시간을 만들어 보고자 해요.



담임 선생님, 학부모님, 그리고 가장 소중한 우리 아이들. 각자가 갖고 있는 기대와 설래임의 미묘한 방향의 차이들에서 오는 긴장감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해요.



우선. 우리 어머님들의 긴장은 아무래도. 담임 선생님이겠죠? 지금 저를 보시는 눈빛들이. 아 저 사람, 경력이 너무 짧은 거 아냐? 혹은, 아 저 선생님 너무 나이가 많은거 아닐까? 책임감은 있을까? 우리 아이 진학지도 상담은 잘 해 주실건가? 너무 유약한거 아니야? 너무 포악한거 아닐까? 혹여 범죄자는 아닐까? 너무 사람이 좋아서 아이들을 제압 못하면 어쩌지? 우리 아이가 해달라고 다 해줬으면 좋겠는데, 혹은. 우리 아이에게, 집에서 잘 못잡는데 좀 잘 잡아줄수 있을까? 그런 긴장감이 드시죠?



그리고 나서는 우리 아이들의 반 구성원을 살펴보고, 거기에 대해 걱정과 설레임이 곁들어요. 대부분은 걱정이 더 크실거에요. 학교 폭력과 같은 못된 아이들이 있지는않을까, 행여 왕따를 당하지는 않을까.



방어적인 긴장에서 이어지느 보다 큰 긴장은, 면학 분위기가 잘 조성되는 학급일까, 착한 아이들, 공부 잘하는 아이와 우리 아이가 잘 어울릴까.



어머님들이 갖고 있는 새학년, 그러니까 새학급의 긴장과 기대는 조금은 방어적인, 그리고 아이의 성적. 성‘장’ 보다는 성‘적’에 관심이 더 많은게 사실이죠. 그렇죠?



우리 아이들의 경우 가장 큰 관심. 그러니 가장 큰 기대와 설레임과 두려움은. 학급 구성원에 대한 것이에요. 힘이세고 못된 아이들이 같은 반에 있지는 않을까, 남녀 공학의 경우에는, 마음에 드는 이성이 같은반에 있을까 하는 마음. 기존에 친구였던 아이는 몇 명이나 있을까, 기존에 싫어했던 아이랑 같은반은 아닐까.



우리 아이들이 그 다음에 갖는 긴장감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 다음은 바로, 저, 담임 선생님에 대한 긴장이에요. 무서운 선생님은 아닐까, 피곤한 스타일은 아닐까, 남자 선생님일까, 여자 선생님일까? 아, 앞으로 일년이 걱정된다, 재밌겠다. 그것을 걱정해요. 그럼 이제 우리 아이들은 드디어 공부와 관련된 이야기를 시작할까? 아, 아니네요.



아이들이 그 다음에 새학년과 새학교에 갖는 기대와 설레임 그리고 두려움은, 학교 행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요. 소풍은 어디로 가는지, 수학여행은 어디로 가는지, 축제는 언제 하는지와 그 규모는, 동아리는 어디에 가입을 할까. 방학은 언제이지? 이런 행사에 관심을 갖어요.



아 언제쯤 우리 아이가 성적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까, 어머님들 애가 타시죠? 아이들이 그다음에 관심을 갖는 것은, 교복 단속은 어디까지 하는지, 머리는 어디까지일까, 화장실은 클까 작을까, 점심 시간은 언제일까? 점심은 맛있을까. 우리 반 교실은 교무실에서 멀까 가까울까. 외출은 자유롭나?



이런 모든 것들이 다 끝나고 나서야. 어머님들 벌써 한숨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게 우리 아이들인걸요? 그런, 우리가 잘 이해 못할,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너무 너무 중요한 관심사가 다 끝나고 나서야.



이제야. 성적과 관계가 있을 법한, 과목 선생님은 누구신지, 수행평가는 언제보는지가 이제야 관심을 갖고 그 안에서 기대와 두려움의 긴장을 느껴요. 심한 경우에는 아예 긴장 자체를 안해요. 관심이 없을테니까요. 우리 아이들은 그래요. 그럴 나이니까요.



이제 선생님들이 새학년, 새학교에서 갖는 긴장에 대해서 말씀을 드릴게요. 아마 잘 모르셨던 긴장들일거에요.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담임 선생님들은 3월. 극한 긴장과 스트레스 그리고 설래임을 안은채 맞이하게 된답니다.



전년도에 문제를 일으켰던 아이들이 학급에 몇 명이나 와있을까,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할 아이들은 한반에 몇 명일까, 선생님을 잘 도와주는 아이들은 몇 명이나 있을까, 한반에 몇 명일까, 이 아이들이 내 학급 경영 방침에 도움을 줄까, 혹은 나를 힘들게 하진 않을까 하는.



학급 구성원이 무척 신경쓰여요. 때론 두렵기도 해요. 솔직히 그래요. 참 창피한 모습이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를 가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요. 그게 너무 싫어서, 툭툭 털어내려고 부단히 노력하기도 해요. 하지만 긴장감이 도는 것, 그것 자체는 어쩔수가 없기도해요.



어머님들은 그다지, 우리 아이들도 그다지 관심이 없을 것일테지만, 선생님들은 학급 경영보다 더한 긴장을 주는 것은 새학년 업무에요. 그것을 업무분장이라고 하는데요. 학교 업무는 크게 세가지가 있다고 이해하시면 될거에요.



우선 학급 담임 업무가 있답니다. 어머님들이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그 내면에 들어가면 이게 또 묘한 긴장감이 넘친답니다. 출결관리, 성적관리, 학비 지원, 생기부 관리와 같은 생소한 것부터 학생 상담, 학부모 상담, 학급 환경 관리, 청소 관리처럼 어머님이 잘 아시는 학급 담임 업무가 있죠.



그런데 어머님들이 잘 모르는 것들, 학년 업무라는게 있어요. 학년 전체의 여러 일중 하나를 맡는거에요. 이것보다 더 무서운 것이 학교 업무라는 것이 있답니다. 학교 전체의 일을 하는거에요. 이 세가지 업무가 담임 선생님들을 극한 긴장에 놓게 해요. 어떤 학급을 맡을까 보다 어떤 업무를 맡게 될것인가에 더 큰 긴장을 느끼게 되는 이 불편한 진실.



모두 다른 저마다의 밑그림 속에서, 모두가 다른 저마다의 긴장과 바램, 기대 그것들이 서로 어긋나기 시작하면, 왜 담임선생님은 날 이해못하지? 왜 우리애 선생님은 우리 애한테 그렇게 신경을 못쓰는거야?



왜 우리반 아이들은 날 안따르지? 왜 우리반 학부모님은 교사의 입장을 무시한채 바라기만 하실까? 왜 내 자식은 엄마 말을 안듣고 공부하란 소리를 이렇게 싫어하지? 우리 엄마는 왜 맨날 내 생각을 안할까?



그런 오해와 갈등이 싹을트고 일년을 끌고 가며 그 긴장과 오해는 더욱 커지기도 하죠.

새학년, 새학교가 시작이 되었어요. 일년의 밑그림을 그리는 첫날, 첫 한달이에요. 어머님. 우리가 서로의 형편과 서로의 긴장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우린 이 미묘한 긴장의 시기를 슬기롭게, 즐겁게, 뜻있게 만들어 갈 수 있답니다.

이 시기를 우리가 아름답게 만들어 갈수 있는 중요한 기준점을 하나 제시해볼게요.



학교란 어떤 곳인가.



여러 의견이 있을수 있겠지만. 전 학교는 내 새끼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에요. 단순히 상위 학교를 진학하기 위해 잠시동안 머물기만 하는 그런 공간이 아니에요.

학교는 미성숙한, 앞으로 더 성숙해질, 더 성장할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가는 준비를 하는 공간이에요. 나쁜 어른이 아니라 바른, 성숙한 사회인, 다음 시대를 끌어갈 어른이 되어가는 공간이에요.

그 ‘바르게’라는 틀에 우리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맞대고 손을 맞대고 함께 고민하는 공간이에요.

우선 어머님. 학급 담임선생님의 학급 경영 방침을, 그리고 학교의 운영 방향에 믿음을 주셔야 되요. 그 믿음을 얻기위해 노력하는 많은 선생님들이 계시다는 것을 믿어야 되요. 그리고 저 역시 그 믿음을 키워드리기 위해 오늘도 어제도 그리고 내일도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면 그 ‘바르게’의 축을 또하나의 이루는 것은? 그렇죠 바로 가정학교에요. 가정 학교. 가정교육이라고 부르죠. 전 우리 가정이야말로 가장 큰, 가장 영향이 큰 학교라 믿어야. 어머님, 아버님은 그 가정이라는 학교의 교장 교감 교육감 교육부장관 선생님이신거에요.



저 역시 가정 학교에 대한 믿음을 더욱 키울게요. 바른 아이를 길러 이 나라와 이 사회에 이바지 하겠다는 믿음, 그리고 사랑이 넘치는 학교가 되어주실 것이라 믿겠습니다.



학급 경영의 책임자인 저와, 가정 학교의 책임자인 부모님 모두가 합심을 해서 우리의 새학년 긴장을 이겨낼 때 가장 큰 축의 또하나의 모습은 부모님과 교사인 우리만의 ‘바르게’의 틀을 잡아 행여 아이들을, 우리의 틀 안에서 그 안에서만 움직이게 잡아두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에요.



아이가 저마다의 재능을 찾아 바르고 즐겁고 건전한 학창 시절을 보낼수 있도록 더 깊은 이해와 더 깊은 사랑이 먼저 되어야 할거에요.



끝으로 우리 아이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제가 자주하는 말이에요. 본인 스스로 아직 성장이 덜된, 즉 앞으로 더 멋지게 성장해갈 것이고, 그 성장의 시간에 자신이 있음을 인정하고, 당장의 즐거움만을 위해 움직이는, 그런 너무도 순수하게도 단순한 삶을 살려 하지 말고, 이제는 조금씩 조금씩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현재를 포기하고, 준비할줄 아는, 그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어요.



새학년, 새학교가 시작이 되었어요. 학부모님. 이젠 우리 아이, 담임 선생님. 각자의 긴장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학교가, 가정이 모두 하나가되어 아이의 바른 미래를 위해 합심할 것도 약속했어요. 학교는, 그리고 배움은 본래 즐거워야 해요. 즐거웠었어요. 우리 함께 올한해 이 긴장들이 새로운 행복을 향한 기대로 바뀔수 있게 함께 나아가길 바래요. 어머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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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일

EBS 미래를 여는 교육 MC /KBS 라디오 공부가 재미있다 출연진/너도 모르는 네맘 나는 알지 저자/아이스크림 원격 연수원 사회 교실 강사/MBC 스페셜 '선생님 마이크로 교실을 깨우다'/소통 강사/진로 특강 강사/스마트 워크 강사/안태일 학교시집/탤짱닷컴 tv/출제해서 생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