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학부모님께] 학교, 담임 선생님과 소통하는 법

이글은 2012년 경기방송 라디오 평생학습관에 출연했을 때 원고입니다.




최근. 학생들과 선생님들 사이의 불신 만큼이나, 그 벽의 높이보다 혹은 더 높아질 만큼 멀어지고 있는 것이 학부모님과 학교, 정확히는 담임 선생님과의 사이는 아닌지 걱정이 될 때가 많습니다. 학부모님들은 담임 선생님들이 우리 아이를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보이고 담임 선생님들은 학부모님들이 무리한, 불합리한 요구만을 일삼는 건 아닌가 하는. 불신의 벽이 점점 높아만져 가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모든 불신의 원인은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거랍니다. 어느 한쪽의 일방의 이야기를 듣기만 하고, 한쪽의 입장만 이야기하고. 서로 의견차를 좁혀가는 과정없이, 바램만, 불평만 주욱 말하고 마는 대화. 더 큰 벽은 처음부터 서로에 대한 불신으로 대화 자체가 시작되질 않죠. 그것이 바로 소통의 부재라고 하는 겁니다. 소통의 부재의 가장 심각한 단계는, 불신으로 인한, 대화해봐야 소용없다는 불신감에 소통 자체를 포기해버리는 거죠. 그것이 가장 심각한 단계랍니다.



학부모님과 학교. 학부모님과 담임선생님과의 소통의 부재는 결국 우리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답니다. 소통의 부재 원인을 찾고, 그 길을 다시 열고 즐거운 학교를 함께 만드는 것이, 우리 아이를 위해, 더 나아가 우리 사회 모두를 위한 행복한 첫걸음인 것을 기억했으면 한답니다.



그간 선생님과 학부모님의 대화란 이런식이였을거에요. 우리 아이가 내일 체험학습을 간다, 급식비가 미납이다, 아파서 늦을 것 같다, 아이가 학생부에 갔다. 이런 일방 통행 통보식 대화가 많았죠?

그런데, 사실 선생님들은 학부모님들에게 몇 번의 소통 신청서를 보내고 있었답니다. 그 소통의 시작은 보통 이런식으로 시작이 되었죠.



- 태일이가 집에서는 어떻죠?



사실. 이 소통의 시작 문구는. 집에서는 어떠한지 담임 선생님은 알 턱이 없으니 가르쳐주세요, 가정 교육의 방침은 어떤 것인가요, 학교에서는 이러 이러 하답니다, 아이를 어떻게 한번 팀워크를 발휘해서 함께 바르게 지도해요. 


이런 신호인데.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다급함에, 어머님의 입장에서는 자녀를 변호해야 한다는 생각에 뭔가 서로 어긋나는 소통의 신호이죠.



우선 지난 방송을 함께하시지 못하셨을 분들을 위해 다시 말씀을 드릴게요. 몇 번을 강조해도 좋은 이야기이니까요. 아이를 바르게 기르는 것은 학교 교육만으로, 가정교육만으로 이루어지는게 아니랍니다. 학교와 학부모님이 팀이 되어서 함께 팀워크를 발휘하면서 이뤄지는 것이지요. 요즘 글로벌 대기업들 중에 더블 ceo 체제로 움직이는 회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만약에 그 두 ceo가 서로 소통하지 않는다면 그 회사는 어떻게 될까요? 네. 바로 그렇습니다. 학부모님과 학교는 서로 소통하며, 서로 배려하고, 서로의 의견의 접합점을 찾아야 하죠. 그 결과물은? 성적만으로 설명해서는 안되는 우리 아이들의 바른 성장이랍니다.



그러면 소통의 시작은,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 상대방을 신뢰하는 것, 그리고 소통의 도구를 찾아내는 것, 끝으로 행복한 마음으로 서로 소통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과도기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과거에는 학교에 전적으로 아이들을 신뢰하던 시기였어요. 최근은, 가정의 발언권이 최우선이고, 교육은, 학교는 그저 버튼 누르면 띡 하고 상품을 내놓는 자판기가 되어야하는, 잠시 지나치게 가정에 우선권을 주고 있는 요구와 수용의 시기인 듯 해요. 


이제 새로운 시대. 


원래 우리가 나아 가야할 시기로 넘어가는 과도기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가정과 학교가 팀워크를 발휘해서 아이를 바르게 키워서, 더 나아가 이 사회와 이 나라가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새로운 교육의 모습을 향하는 과정에 있는거죠.

학부모님. 그러면 지금부터 우리 선생님들이 어떤 환경에 놓여있는지 귀뜸해 드릴테니 잘 들어보세요. 학교 선생님들은, 지난 방송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적으로 우리 아이들에게만 신경을 쓸수 없는 환경에 있답니다. 



선생님에게는 업무가 세가지가 있답니다. 학급 업무, 학년업무, 학교 업무. 아침에 출근을 하게되면 수많은 지각생을 지도하면서 아침 자습시간을 확보해주어야 해요. 그러고 나면 헐레벌떡 수업에 들어간답니다. 



쉬는 시간 아이들 지도를 마치고 릴레이로 수업을 들어가고. 이제 가끔씩 찾아오는 공강시간이 되면, 밀려있는 학급 행정 업무를 처리해요. 그러면 다시 학년업무와 학교 전체 업무로 공문처리, 입력, 기획, 회의를 계속 이어간답니다. 정신을 차려보면 퇴근 시간은 지나가있고. 그 사이 사이 아이들은, 우리 참 귀여운 아이들이. 사고를 쳐서 교무실로 온답니다. 업무하는 틈틈이 수업하고 상담한다는 말은 결코 과장된 말이 아니에요.

가끔씩이지만, 아주 가끔 학부모니들의 무리한 요구, 여기서 무리라는 것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것들도 많답니다. 그런 통화를 마치고 나면 많은 스트레스를 겪게되곤 합니다. 거기서 중심을 잃어서는 안되는데, 저마다 가정이 있는 선생님들, 개인적인 삶의 문제를 안고 있는 선생님들은, 지쳐가는 모습에, 그만 아이들과 학부모님을 대하는 것이 업무로 느껴질때가 많답니다.



네. 그것이 슬픈 현실이에요.



선생님들이 우리 아이들과의 대화와 수업, 학급 경영에만 신경을 써야 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님을 위한 것이겠죠. 물론 우리 선생님한테도요.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가 못한 환경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 그것이 소통의 첫 단계랍니다. 게으른 핑계는 분명 아니랍니다.



두 번째, 한반에 조금씩 인원수가 차이가 있겠지만, 학급 인원수는 40명이 넘기도 한답니다. 우리가 인생 전체를 살면서 몇 명의 삶을 변화시킬 수가 있을까요?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뿐이겠죠. 그런데 일년에 40명의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선생님들은 그 부담감과 현실적인 제약에 많이 아쉬워한답니다.



이럴수록 학부모님과의 팀워크가 더욱 중요해지는 거에요. 우리 학부모님의 상황을 이해해볼게요. 맞벌이 하시는 부모님들이 늘어나, 자녀들을 더 깊이 있게 대화를 나눌 시간이 부족해 가시죠? 부부간에 대화도 힘들어져 가고, 경제적인 부담은 점점 늘어나고. 전적으로 기댈 곳은 학교와 담임 선생님 뿐인데, 담임 선생님은 늘 바쁘다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시는 것 같아요.



 학교 선생님들은 우리 아이가 얼마나 귀한 아이란걸 잊은체 아이의 인격 자체를 모독하는 것 같아요. 뭔가 이상하긴 하지만 학교에 대한 정보는 가정통신문과 아이의 말뿐인데. 아이가 가정 통신문도 제때 가져오질 않고, 아이의 말만 들어보면 일단은 아이의 말을 믿고 싶은데, 뭔가 아이의 말만 들어서는 안될 것 같은 마음. 답답한 마음에, 아이가 뭔가 잘못이라도 하면, 되려 학교 탓인 것처럼 느껴져요. 선생님은 웬지 학부모님에게 되려 화를 내는 듯하고.



자, 우리는 서로 조금씩 부족한 사람들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서로 채워가며 사는 거에요. 사람인자가 서로 기대어 살기에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선생님과 학부모님들이 서로의 힘든 현실을 이해하는 첫걸음 시작되었어요. 이제 선생님과 학부모님의 소통의 시작을 한번, 그 첫단추에 대한 아주 간단한 방법을 말씀드릴게요.



전화와 방문. 사실, 모든 선생님이 그러시진 않겠지만, 그 실시간성 때문에 이것도 부담을 느끼시는 선생님들이 많다는 거 귀뜸해 드릴게요. 실시간성이라는 것은 이런거에요. 선생님들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마다의 업무로 인한 하루 일정이 잡혀 있답니다. 전화와 방문은 서로가 소통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죠. 


만약 오후 두시부터 삼십분을 방문하셨다면 학부모님도, 선생님도 오후 두시부터 삼십분간의 시간이 실시간으로 지나가게 되고. 서로 다른 일을 할 수 없다는 심적인 부담을 갖게 되요. 그리고. 전화와 방문은 우리가 미처 서로에 대해 익숙해지기도 전에 바로 만남이 시작되어버리는 것이에요.



우리가 첫 연애를 하던 그때를 한번 떠올려보아요. 이름은 무엇인지, 어디 사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당신은 어떤사람인지 소개하고 알아가고 익숙해져가고, 그리고 차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상대방이 좋아할만한 것들을 나누곤 하죠? 그것과 같은거라고 생각해요. 우선은 서로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면서 차츰 깊이있는 소통을 나누는 단계별 소통법을 소개해 드릴게요.



하트 숑숑 문자도, 실시간성 때문에 서로 부담되요. 문자 보냈는데 답장 없으면 많이 답답하시죠? 그래서 제가 하나 제안해 드릴게요. 의외로 많은 선생님들이 좋아하는, 애틋해하는게 뭐냐면요. 바로 손편지랍니다.



디지털 시대에 웬 편지지하시겠지만, 손편지는 소통의 첫단추로 참으로 좋은, 풋풋함을 갖고 있답니다.



우선 실시간성이 없죠. 그 옛날 러브레터를 나눌때처럼, 언제쯤 받아볼까, 언제쯤 답장이 올까. 하는 소통의 자체도 설레지만. 편지를 쓰면서 보다 깊은 사고와 감정을 스스로 경험하게 되는 거죠. 아마, 거의 모든 선생님들이 학부모님의 편지에 부끄러워서, 우왕좌왕할지도 몰라요. 학부모님과 선생님 사이에 소통의 시작이 이렇게 풋풋하고 상큼하다면 이후에 차츰 문자, 전화로 서로 이야기를 나눌수 있을거에요.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입장을 한번 생각해볼게요. 예전에는 학부모님과 선생님이 일대일로 일방적인 의견이 오고갔지만, 이젠 우리 아이들이 우편 배달부, 즉 소통의 메신저가 된거에요.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아마 착한 아이들은 기분이 좋아서 더 열심히 하고, 뭔가 잘못한 아이들은 뜨끔 뜨끔 할겁니다. 본능적으로 학교 교육과 가정교육의 팀워크가 단단해져가는 걸 피부로 느낄테니까요.



방법이 무엇이든, 학부모님, 우선 선생님의 환경을 이해하고, 그리고 선생님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그리고 소통의 첫 단추를 찾고, 차츰 서로 소통하면서, 이후에는 바램과 불평이 아니라, 함께 교육을 완성해가는 모습을 발견하시게 될거에요.



즐거운 학교. 행복한 교육. 학부모님과 학교가 함께 이뤄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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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일

EBS 미래를 여는 교육 MC /KBS 라디오 공부가 재미있다 출연진/너도 모르는 네맘 나는 알지 저자/아이스크림 원격 연수원 사회 교실 강사/MBC 스페셜 '선생님 마이크로 교실을 깨우다'/소통 강사/진로 특강 강사/스마트 워크 강사/안태일 학교시집/탤짱닷컴 tv/출제해서 생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