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만날 선생님은 ‘생물여신’ 유주영 선생님이에요>
주영샘 : 안녕하세요.
탤짱샘 : 시험 출제 기간 아닌가요. 시험 출제 기간에는 제가 만든 <출제해서 생긴일> 보시면서 (슬쩍 PR)
주염샘 : 어, 그거 봤어요. 오~ 샘이 만드셨구나. 재밌게 잘 봤어요. 출제 기간이긴 한데 오늘 모의고사를 봐서 정신 없었네요.
탤짱샘 : 저도 고등학교에 근무하거든요. 애들이 워낙 모의고사에 열의를 보이지 않아서 답답합니다.
주영샘 : 저희 애들은 그래도 좀 풀더라구요.
탤짱샘 : 선생님 과목이?
주영샘 : 생물이에요.
탤짱샘 : 생물이라서 부러워요. 제가 제일 부러운 분들이 과학과 샘들이에요. 제 평생 소원이 이과 담임하는 거에요.(웃음) 전 평생 문과만 담임해야 해서.
주영샘 : 이과인 것도 있고 저희 학교 아이들이 전반적으로, 성적이 높진 않지만 열심히 하려는 아이들이 많아요.
탤짱샘 : 진심 부럽네요. 그런 아이들이 교사로서 가장 이상적인 아이들인 것 같아요. 뭔가 하려하고, 해주면 고마워 하고...보고 싶네 그런 아이들. 아 어느 학교에서 근무중이신가요
주영샘 : 생물이 경기도 광주중앙고등학교 , 2-2 담임교사입니다. 올해 처음왔어요. 이전에는 특성화 고등학교에 있었구요.
탤짱샘 : 요즘엔 일반고 아이들 보다 특성화고 아이들이 더 열심히라던데 정말 그런 가요?
주영샘 : 네, 아이들이 활기차고 뭔가 열의가 있구 그래요.
탤짱샘 : 담당하시는 업무는 어떤 업무인가요?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힘드신가요?
주영샘 : 2학년부 성적계입니다. 음.. 좋은 점은 아이들의 성적을 바로 처리하여 가장 빨리 알 수 있다는 것이고, 힘든 점은 긴장 바짝 하지 않으면 실수로 이어지고 시험이다 보니 실수를 하면 성적관리위원회에 회부되어야 한다는 점이지요. ㅠㅠ
탤짱샘 : 제가 연속 2년 재시험으로, 학교의 명예를 살렸던 기억이 나네요. 인문계 고 아이들이 아무래도 성적에 좀더 예민한가요?
주영샘 : 지난 3년간은 특성화계 고등학교에 있으면서 인문계 관련 일을 많이 배우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특히 경시대회는 제가 그날 바로 리딩을 해서 제가 들어가는 반 아이들에 수상자일 경우 당사자에게 밴드를 통해 개인적으로 알려주어 아이들이 좋아해요.
탤짱샘 : 밴드까지 운영하시는 구나, 전 유령 밴드 두 개 운영해요. 아무도 안와요. ㅎㅎ 선생님들엑, 마감하셨나요, 하고 안하시는 분들 독촉 전화하는 것이 너무 힘들지 않으신가요? 제 뒷자리 성적계 선생님도 고충이 이만 저만 아니시던데
주영샘 : 성적계 업무는 나눠서 해요. 교무부랑 함께 하는데, 그래도 학년 전체 교과목을 제가 관리해야 하니까. 마감 안하시는 분들.... 좀 아쉬울 때도 가끔 있긴 해요. 리딩 기계가 학교에 두 대 밖에 없어서, 3개 학년 성적계 선생님들이 모이면 일 처리할 때 조금 답답할 때가 있긴하지만 보람도 있어요.
탤짱샘 : 이 참 감독하시는 선생님들에게 한말씀. (아, 뜨끔)
주영샘 : 시험만큼 중요한 것이 없는데, 관리자들도 압박 심하쟎아요. 근데 ㅎㅎ감독을 열심히 안하시는 분들이 좀 많은 것 같아요.
탤짱샘 : 넵. 똑바로 하겠습니다. 저도 시험지 관련 여러 사건 터트렸던 허당 중에 한명인데요. 기억 나는 에피소드 있으신가요?
주영샘 : 저희 학교는 통합 교육 학급이라, 도움반 아이들이 있어요. 이 아이들은 시험을 따로 보는데 답지를 섞는 과정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왕왕 있어요. 그럴 때면 심장이 쿵, 쿵 . 어쩌지 어쩌지 하다가..
탤짱샘 : 그러다 찾으면 그게 또 참 맛이 기가 막히죠 (전과 8범입니다. 저는 ㅠ ㅠ)
주영샘 : 정말, 하늘이 다 무너지는 것 같더라구요.
탤짱샘 : 급훈은 무엇인가요?
주영샘 :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담임 철학이죠 ㅋㅋ
탤짱샘 : 급훈이 너무 모범적이지 않나 싶은데요 ㅎㅎ
주영샘 : 급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슬로건의 개념으로 하라고 해서 만들어 보았어요. 근데 사실 급훈하고 슬로건 차이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
탤짱샘 : 반아이는 몇 명이에요?
주영샘 : 38명. 꽤 많죠?
탤짱샘 : 전 이과 아이들이라면 50명도 담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주영샘 : 이과 아이들에 대한 환상같은 거 있으신가 봐요.
탤짱샘 :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한번 만나보고 싶은, 순수한 호기심이라고 해둘게요. ㅎㅎ 2학년 담임이시죠? 오늘 모의고사도 봤고, 수능도 끝나고. 이제 실질적인 수험생이 된 아이들에게 응원이나 훈화 같은 것 어떻게 하시나요?
주영샘 : 이미 긴장을 하고 있어요. 열심히 하는데 안나와서 안타까운 아이들이 많아요. 물론 생각없이 사는애들도 없지는 않지만.... 아 그래서, 제가 저번 주에 지속 성장 포럼 연수에 다녀왔어요. 선생님도 공람 보셨죠?
공람 여신, 연수 여신
탤짱샘 : 전 공람 문서 연말에 천개정도 한번에 일괄 읽음 처리해요 ㅎㅎ
주영샘 : 저는 공람 자주 가서 꼼꼼히 보는 걸 좋아해요. ㅎㅎ 그래서 강의를 직접 가서 들었어요. 앞으로 미래 성장 기반은 이런 것이다, 고졸 인력도 매우 필요하다, 이런 저런 강의를 듣고, 아하 이거 아이들에게 해주어야겠다, 싶었죠.
탤짱샘 : 참교사!!!
주영샘 : 그저 대충 남들처럼 대학에 들어가서 세월을 그냥 보내는 것은 결국 대학 좋은일만 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성적이 나오지 않는 아이들에게, 뭐 먹고 살지 생각을 해라, 미래에는 이런 것이 있다, 하면서 그날 본 영상들 다시 찾아서 sns에도 올리고 훈화도 하니, 아이들 눈빛이 바뀌기도 하더라구요.
탤짱샘 : 그런 연수 정말 잘 안 찾아가는데, 대단하세요. 학급 환경 미화는 어떻게 하시나요
주영샘 : 저희 학교는 게시판을 획일적으로 꾸미도록 강요하지 않아요. 초등학교와 달리 고등학교에서는 환경미화에 크게 신경쓰지 않거든요. 그래서 하지 않아도 뭐라고 하는 사람 아무도 없고, 당연히 미화비(?)도 안나옵니다.
탤짱샘 : 저도 그래서 배치표 주욱 뽑아서 붙이는 경우가 많아요. 슬램덩크는?
주영샘 : 강백호를 정말 좋아해서 (슬램덩크 덕후) ㅋㅋ 쓰레기통 주변도 이렇게 꾸몄습니다. 저 벽은 새로 페인트를 칠하지 않는 이상은 깨끗해 지지 않을 것 같아요ㅠ
저는 그때그때 느낌에 맞춰서 하는데요;; ㅋ 학기 초에는 네이버 밴드에 선생님 커뮤니에서 본 아이디어로 '손가락 철학'이라는 것을 색지(A4)에 하도록 하여 제 것까지 39장을 쭉 붙여놨었습니다.
탤짱샘 : 어, 못해요 저는 그런거 ㅎㅎㅎ
주영샘 : 그리고 제가 캘리그래피에 관심이 있어서 제 손글씨도 군데군데 붙여 놓았었구요.
탤짱샘 : 캘라 그래피?
주영샘 : 캘, 리요.
탤짱샘 : 아, 리. 그런 건 언제 배우셨나요?
주영샘 : 제가 독학파라서요. ㅎㅎ 책을 통해서 혼자 배웠어요. 지금은 수능준비 등으로 다 떼어버렸고요, 아이들이 다른 반의 게시판에서 아이디어를 제공하여 어릴적 사진과 원하는 대학의 대학 정문 사진을 가져오기로 하여 그렇게 꾸미려고 사진은 받아놓았습니다.
탤짱샘 : 제가 많이 배웁니다. 근데 못할 것 같아요. ^^ 퇴근하시고 여가 생활은 어떻게 보내시나요?
주영샘 : 주중에는 줌바 댄스를 3개월째 배우고 있어요.
탤짱샘 : 줌마댄스? 아줌마 댄스?(그의 무식은 늘 빛을 발합니다)
주영샘 : 라틴음악에서 신나는 춤인데, 밸리, 플라멩고 등 여러 가지가 섞여서 쉽고 좋아요.
탤짱샘 : 주말은 어떻게 보내세요? 싱글 이시라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으실텐데
주영샘 : 주중에는 야근을 좀 많이 해요. 수업 준비, 상담, 그리고 제가 또 자율동아리 생명 과학 동아리 실험부를 지도하는데, 이거 지도하는 시간이 꽤 많더라구요.
탤짱샘 : 자율동아리는 정말 조심해야 되요 낚이기 딱 좋죠. 저도 지금 ‘선생님은 이름만 올리시면 되요’에 낚여서....
주영샘 : 네 ^^ 근데 이 아이들은 정말 이뻐요. 암튼 그래서 주말에는 정말 시체처럼 푹 쉬어요. 근데, 그런 경우 보다는 주말에 연수를 몰아서 들어요.
탤짱샘 : 주말에 연수? 연수 킬러시구나. 연수 공문 공람뜨면 바로 달려가는?
(그렇다, 주영샘은 타로 연수도 받으셨다)
주영샘 : 뭔가 새로 배우는 것 정말 좋아해요. 과학, 스마트, 학급. 그냥 중독은 아니고 배운만큼 또 수업이나 상담에 자신감도 생기고 무엇보다 뭔가 배운다는 것 자체가 즐거워요.
탤짱샘 : 세상에. 있었어. 이런 분. 역시. 기억에 남는 연수는 뭐가 있을까요?
주영샘 : 1정 연수요. (웃음) 물론 농담이구요.
탤짱샘 : 세상에 놀랬쟎습니까. 그 누가 1정 연수를 (웃음)
주영샘 :초임 때 들었던 맞춤형 스마트 연수가 너무 인상 깊아서, 나중에 중급 연수를 찾아서또 들었어요. 수업에 활용도 해보구요. 그리고 실험 연수를 챙겨 듣는데요. 이 연수를 마무리하면 과학연수원 실험실을 쓸 수 있거든요. 최근에 첨단 기계 7억 짜리 들어와서요. 정말 어마 어마한 장비들이 있어요. 학교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장비들이죠. 과학에 관심 있는 애들 데리고 갈 수도 있고 참 좋아요.
탤짱샘 : 오늘 제가 저 자신을 정말 많이 돌아보게 되네요. (웃음) 방학때는 여행 가시나요?
주영샘 : 방학 때도 연수들어요. (웃음)
탤짱샘 : 세상에나... 음, 제 짧은 식견으로는 선생님. 이거 정말 이런 거 좋아하시는 분 정말 오랜만에 보았는데, 대학원은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요?
주영샘 : 대학원을 가라고 하시더라구요. 서울대 파견 교사 준비했다가 올해 아이들 좀더 챙기고 천천히 준비해 보려고 해요.
탤짱샘 : 제 생각에는 연차 되면 정말 연구사 한번 해보세요. 거기 가면 연수를 아예 계획할 수도 있어요. (이어지는 ‘진로’ 관련 수다는 SKIP) 올해 수학여행은 어디를 다녀오셨나요?
주영샘 : 올해는 모두 취소되었었죠.. 저희 학교는 따로 어디를 가지는 않았습니다. 안타까운 세대라고 생각합니다.
탤짱샘 : 그러게요... 아, 소풍은 어디로 가셨나요.
주영샘 : 대학 탐방 다녀왔어요. 약간, 상대적으로 촌 아이들이라 서울하고도 신촌 가는 것만으로도 좋아하더라구요. 알아서들 맛집 다 조사도 해오구.
탤짱샘 : 학교 급식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고기?
주영샘 : 제가 도시락을 싸서 먹어서 급식은 잘 모르지만 아이들은 치킨이 나오는 날을 가장 좋아합니다. 파닭이나 여러 종류의 치킨들인 것 같아요. 역시 치느님이 최고인가봐요.
탤짱샘 : 급식에 치맥 나오면 뉴스에 나올려나, 상상도 해봅니다. 우리 동네 자랑거리가 있다면?
주영샘 : 유네스코 세계문화재로 등재된 '남한산성'이 있습니다. 등산로도 다양하고 매년 축제도 하는데 칼 위를 걷는 무당을 본 것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그 외에도 친환경 먹거리가 풍부합니다. 퇴촌에서는 토마토축제를 하는데 꽤 큰 행사라 외국인도 많이 온다고 합니다. 퇴촌 토마토는 정말 맛있어서 한 번 먹으면 다른 곳 토마토는 먹지를 못한다고 하네요.
탤짱샘 : 전 여태까지 남한산성이 수원에 있는 줄 알았네요 (무식의 빛) 가장 이뻐하는 제자 자랑 부탁드릴게요
주영샘 : 사실 편애하면 안되지만... 저희 반에 날개를 어디 숨겼는지 모르겠는 아이가 몇명있습니다. 공통점은 인사성이 정말 바르고 교복을 줄여 입지 않고 학생답게 입어요. 자기주도적 학습이 습관화 되어있어서 질문도 자주 하러 오고, 숙제를 내주었을 때 다른 친구는 3줄로 해오는 것을 정말 꼼꼼히 정리해 10줄을 채워옵니다. 저는 청소할 때 그 학생의 인성이 가장 잘 드러난다고 생각하는데요, 이 아이들은 정말 천사인가 싶을 정도로 딴청 부리지 않고 자기 역할을 해내며 그것을 마치고 나서도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합니다.
탤짱샘 : 기억나는 학급 행사들은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주영샘 : 여름에 "우리가 빙신이다"라는 타이틀로
탤짱샘 : 어감. 예술이네요.(웃음)
주영샘 : 얼음 신이라는 뜻일뿐입니다 (웃음) 제가 우유를 제공해주고 모둠을 구성해 빙수를 만들어먹었습니다. 우유는 1000ml를 큰 지퍼백에 얼려서 모둠별로 나눠주었고 총 38명이라 6모둠을 구성했습니다. 모둠별로 미리 원하는 빙수의 이름과 재료, 예상 그림을 그려보라고 했고 그대로 준비를 해오도록 하였습니다.
탤짱샘 : 어우, 저는 일전에 팥빙수 만들었다가.....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렵니다..
주영샘 : 절반의 성공으로 마쳤는데 그 이유는.. 제가 집에서 우유를 냉동실의 약한 곳에 얼려서 새벽에야 그 사실을 알고 강한 곳으로 옮겼지만 완벽히 얼리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1교시에 하기로 했는데 7교시로 변경했고 7교시까지도 몇 봉지는 완벽히 얼지 않아 시리얼처럼 먹어야 했다는 슬픈 사실...! 작년는 1000ml 우유곽에 그대로 얼렸는데 깨기가 너무 힘들었고, 올해는 지퍼백을 활용해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완벽히 얼리는 것에 실패를 하여 안타까웠습니다. 내년에는 더 잘해보겠다는 다짐이 드네요~!!
탤짱샘 : 그 과학동아리 이쁜이들과는 기억에 남는 것 없을까요?
주영샘 : 유튜브 영상에 한글 자막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탤짱샘 : 오마이... 고등학생이?
주영샘 : 제가 과학 관련 영상을 잘 찾아 보거든요.
탤짱샘 : 역시 연수 여신이십니다. (웃음)
주영샘 : (웃음) 그러다가 너무 좋은 영상이 있는데, 이 영상이 영어 자막도 좀 부실하고. 한글 자막은 아예 없기에 우리가 한번 해보자. 그리고 이런 경험들을 생활 기록부에 적으면 아이들 진로 진학에도 도움이 될 것 같더라구요.
탤짱샘 : 전 오늘 하염없이 저를 다시 돌아보고.... 그냥 하던대로 살자 하는 마음을 먹네요
주영샘 : 그래서 아이들이 그걸 다 리스닝 하고 적고 번역을 하고 있는데, 제가 제작자 분에게 메일을 보냈는데요. 엑셀 시트를 보내주시더라구요. 영어가 있고. 거기 밑에 한글을 넣어서 보내주면 자동으로 자막 송출이 되겠다 한 거죠.
탤짱샘 : 브라보입니다. 브라보. 저는 생각도 못해본 프로젝트네요. 학급 행사 여건만 된다면 어떤 것을 해보고 싶나요?
주영샘 : 저희 반 아이들이 이과생이기도 하고 창의적인 아이들이 많아서 3인 1조 정도로 하여 makey makey 대회를 해보고 싶습니다.
탤짱샘 : SHAKE SHAKE?
주영샘 : (웃음) 아뇨. makey makey 대회요.
이걸 진행하려면 모듬별로 노트북과 makey makey(https://goo.gl/h8GVa) kit가 있어야 하는데 kit 구비하는 것이 어려울 것 같아요. 경제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안타깝습니다.
탤짱샘 : 세금은 이런데 쓰라고 있는건데 말이죠. 연애 스토리 살짝 여쭈면 실례일까요?
주영샘 : 아직 미혼입니다. 도대체 남자는 어디에 있는 건가요? 슬픕니다(웃음)
탤짱샘 : 제가 만든 UCC 중에 <노처녀 노총각 선생님에 관한 불편한 진실>이라는 영상이 있는데요.
주영샘 : (웃음) 안볼래요
탤짱샘 : 선생님 거기 꽤 많이 걸려요. (웃음) 연수, 춤, 아이들과의 사랑 (웃음)
주영샘 : (웃음) 더더욱 안볼랍니다.
탤짱샘 : 처음 교사가 되고 싶었던 적은 언제였는지
주영샘 : 사범대를 다니고 있었지만 진짜로 교사가 되고 싶었던 것은 교생실습을 하면서 였습니다. 남자 중학교에서 실습을 했었는데 정말 무뚝뚝하던 아이가 첫 수업을 마치고 난 뒤에 '선생님 오늘 수업 재밌었어요.'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 때 정말 아이에게 고마웠고 교직에 있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탤짱샘 : 선생님이 된 것이 후회되었던 시간들은 언제였을까요?
주영샘 :음... 없습니다.
탤짱샘 : 에이.
주영샘 : 특성화고에 있을 때 전교 상위권의 학생이 공사에 취직했는데 인턴이던 그 학생의 초봉(임금의 90%임에도 불구하고)이 저보다 높았을 때 '아, 나는 왜 4년제를 나와 피터지게 시험을 보고 이러고 있나.' 싶었습니다만, 경제적인 것을 뺀 나머지가 저에게 너무 맞는 것 같아서 후회는 없습니다. 시간의 여유로움, 포럼과 연수 등 여러 배움의 기회가 열려있다는 점, 노력하는 만큼 발전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저에게 잘 맞습니다.
탤짱샘 : 이로써, 참교사 3단계 검증 절차를 본의 아니게 다 클리어 해버리신 것 같아요. 브라보입니다. (웃음)
주영샘 : 참교사라니요 (웃음) 그냥 그런게 좋아서 그래요.
탤짱샘 : 학생 시절 나는 어떤 학생이었을까. 만약 그 당시 나를 내가 가르쳐야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나요
주영샘 : 제가 교사가 되고 나서 힘들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제가 초특급 모범생이었다는 것입니다. 학창시절 튀는 것을 싫어하여 조용히 수업에만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발표수업 같은 것은 적극적으로 했습니다. 체육이나 음악 실기평가에도 열심히 참여했고요. 저 자신은 튀지 않으려고 조용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선생님들의 눈에는 수업 시간에 절대 졸지 않고 집중해서 들으며 과제도 열심히 하는 학생으로 보였던 것이죠. 정말 FM이었습니다.
탤짱샘 : 지금은 5G이십니다.(웃음)
주영샘 : 그래서 제가 만약 저 같은 학생을 가르쳐야 한다면, 더 길게 멀리 보고 교과공부만이 아니라 폭넓은 독서를 하라고 조언해주고 싶습니다. 교과 뿐만 아니라 동아리 활동 등 교과 외 활동도 열심히 해보라고 해주고 싶습니다.
탤짱샘 : 교사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힘든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주영샘 : 불합리한 관리자들의 지시나 행동들, 동료교사와의 의견 차이,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학생이라지만 인간적으로 싫을 때 잘 대처해야 하는 점 등이 있습니다. 역시 인간관계죠.
탤짱샘 : 그러게요. 장감 잘 만나는 것도 축복이라더니..... 신규 교사 때 기억나시나요. 만약 그때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다시 해보고 싶나요?
주영샘 : 지금보다 더 학생들에게 권위적이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어렸기 때문에 얕잡아 보이지 않으려고 더더욱. 그냥 다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저의 모습을 보여주고 친해지고 싶어요.
탤짱샘 : 앞으로 아이들에게 어떤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주영샘 : 자기계발 열심히 하면서 학생들에게 vision을 제시하는 선생님이요~!
탤짱샘 : 이미, 그건 ㅎㅎㅎ 영원히 여신으로 남으시길 바랍니다.
주영샘 : 네. 오늘 대화 즐거웠습니다. 들어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