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짱샘이 만난 쌤들. 오늘은 인천 인화 여자 중학교 '복지쌤' 유승희 교육복지사님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여중에서 근무하시죠?
네.
여중 애들은 좀 어때요? 제가 고등학교하고도 남녀 공학에만 십년 근무라 아이들이 어떨지 잘 감이 안와요.
- 귀여워요. 아기자기하고 또 선생님들 표현에 의하면 과격하고 여중생 아닌 것 같고. 너희들 이러고 다니면 여중 이미지가 뭐가 되겠니 하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다 하더라구요.
하긴 일전에 제가 강의차 여중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축구하는 거 보니까. 뻥 뻥 차는데... 거기서는 도저히 뭐랄까, 약한 척이라든가 이런 거 하면 큰일 날 것 같더라구요.
- 애네들 창고 같은데 가서 책상이나 의자 번쩍 번쩍 들고 오는 거 보면 엄청 멋지고 귀여워요
이쪽 같았으면, 남학생들 시켜야죠 할텐데, 시킬 남학생들이 원체 없으니... 애들 많이 귀여우시죠?
- 제가 예전에는 초등학교에 있었는데 , 초등학생들 보다 여중 아이들이 훨씬 더 귀여워요 아기자기하게 선생님들 챙겨주는 것도 귀엽고
초등학교에서 근무하신 경험있으신가 봐요?
- 대학교 다니면서 봉사 개념으로 한 거였거요.
교생 실습 같은건가요?
- 비슷하다면 비슷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학교내 사회복지사가 있는 학교가 드물거든요. 담당하시는 업무는 어떤 업무인가요?
- 교육취약 청소년들의 삶에 있어 전반적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학습, 문화체험, 심리 정서 복지쪽으로요. 필요하다면 기관 그러니까, 구청, 사무소, 복지관, 재단 등과 연계도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생들이 좋아할만한 프로그램과 나들이도 기획하구요. 지속적으로 상담도 합니다. ^^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맡아서 운영해 주시는 군요.
- 아이들을 위해서, 이런 저런 장학금 신청도 해주고 아이들 데리고 봉사활동도 자주 나가요.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강사님을 섭외하기도 하구요.
학교 복지사님을 초빙하려면 일선 학교에서 신청을 해야 하나요?
- 신청이 아니고, 지역마다 기준이 있거든요. 한부모 가정, 기초 수급 가정 아이들이 일정 비율이상 높으면 배치가 되는 시스템이에요.
학교에 몇 명 정도 아이들이 있나요.
- 60명 정도 있구요. 학교내 복지사는 이 아이들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전반 아이들의 복지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요.
그렇군요. 복지사님은 어느 부서에 소속되어 있으신가요?
- 인성 복지부에요. 복지사가 배치된 학교는 복지부가 있어요.
예전에 , 학교 사회 복지사 협회 연수에 강사로 초빙되어 간적이 있어요. 복지부장님과 복지사님들이 함께 연수를 들으러 오셨거든요. 그때 처음으로 학교내 복지사님에 대해 알았어요.
교육 복지사, 학교 사회 복지사 차이점은 뭔가요. (이 남자의 무식은 오늘도 계속)
- 학사복은 자격증이고, 교육 복지사는 교육청에서 부르는 명칭? 호칭 같은 거죠. 저는 사회 복지사 자격증이 현재 있구요. 학교 사회 복지사 자격증 시험을 준비 중에 있어요. 그런데 이번 시험 날짜가 아이들(지원하고 있는 아이들) 행사와 겹쳐서.. 시험을 안보기로 했어요.
아이들 행사 때문에 시험까지 포기하시다니...
- 씨제이 도너츠랑 같이 하는 행사에요. 씨제이 나눔 재단에서 가수, 방송 관련 꿈을 가진 아이들에게 멘토링을 해 주는 것인데요. 아이들이 기대도 많이 하고 있고... 시험이야 언제든 다시 볼 수 있으니까요.
(참교사에 이어 참복지사.. 옹알 옹알)
- 네?
칭찬을 옹알 옹알 한 거에요. 학교 선생님들하고 관계는 어떠세요?
- 다들 잘 대해주시고 부서 분위기도 좋아요.
특별히 더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나요?
- 모든 학생을 기억하고 싶어요.^^ 한명만 기억한다고 하면 다른 친구들이 서운해 할 거 같아요. 아, 자랑하고 싶은 아이가 있어요. 고3 아이에요. 운동부 선수인데요. 중 3때 처음 만났는데요. 정말 성실하고 착한 아이에요. 집안이 힘들 뿐. 정말 너무 너무 이쁜 아이에요. 이번에 아이가. (엠바고를 지켜달라고 하셨기에) 000000 상을 받게 되요. 너무 기뻤어요.
남학생인가요? 여학생인가요?
- 저, 아까 여중에서 근무한다고
아. 그랬지. 졸업 이후에도 연락하고 지내셨나봐요.
- 졸업해도 아이들과 꾸준히 연락하고 만나고 상담해 주어요. 교육 복지사가 학교마다 배치되는 기준이 있다고 했쟎아요? 우리 학교에서 교육 복지사의 지원을 받았다 해도, 새로 진급하는 학교에는 학교 복지사가 없는 경우가 참 많아요. 그 점이 너무 안타까워요. 그리고 전 아이들이 참 좋아요. 그래서 아이들 졸업해도 더 자주 연락하려고 노력해요.
어떤 운동하는 아이인가요?
- 핸드볼이에요. 이번에 드래프트 순위 매우 높게 나와서 너무 기뻐요.
올림픽 나가서 메달 꼭 따고 유럽 리그에도 진출했으면 좋겠어요.
- 아이가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이에요. 저도 아이가 정말 잘 되기를 늘 기도해요.
제가 그냥 다 감사합니다. 학교 아이들과 소풍 같은 것도 가나요? 복지 프로그램 일환으로
- 나들이도 함께 자주 가곤 해요. 저번에는 서울 시청으로 나들이 갔었는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요.
저기, 그..... 인천은 수도권이고 아이들이 사투리도 안쓰고, 왜 서울에 대한 로망이, 그 학교 옆에는 지하철 없나요?
- 아 ㅎㅎ 있어요. 제물포역이요
그러면, 거 왜 서울가는데 설레여 할까요 ㅎㅎ
- 아 그게.. 실은. 보통 아이들과 달리 이 아이들은 형편이 어렵고 이런 저런 사연이 있어서 멀리 나가본 경험이 적은 아이들이 많아요.
아.... 그럴 수 있겠네요. 제가 괜한 말 실수한 것 같아요. 근데. 복지사님. 그 나들이라는 게 정규 교육과정 시간에는 무리 아닌가요?
- 네 그래서 행사 일정을 주말에 잡는 경우가 있어요.
세상에... 그럼 주말에도 일하시는 거쟎아요. 저런!
- 아이들이 좋아서
아니지. 그거 수당은 챙겨 받나요
- 당근. 휴일 수당
아니 그렇다 해도 세상에...주말까지..
-아이들 학교 생활을 함께 해야 해서 제가 주말에 시간을 내는 수 밖에 없거든요. 그리고 아이들이 전 참 이뻐요. 사랑을 베풀고 품어주면 바로 알고 아이들도 절 좋아해주고
사랑만 갖고 안되는데 이게 그... 이 열정이 정말.. 이런...그 뭐랄까.. 그..
네?
아뇨. 칭찬을 옹알 옹알한거에요 ^^ 기억에 남는 행사는 어떤 것이 있나요?
- 올해 스승의날 이벤트로 전교생이 롤링페이퍼 쓰기를 하였어요. 쉬는시간, 점심시간, 방과후 등을 이용하여 학생들이 복지실에 와서 선생님께 편지를 쓰는 이벤트 였어요. 의무 참여가 아니라서 많이 안오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하였는데 생각보다 많은 친구들이 와서 좁은 복지실이 북적 거려서 복도에서도 썼었죠^^
선생님들이 완전 감동받으셨었답니다.
복지실?
-아이들 상담실로 활용하기도 하고 복지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간이에요.
독실?
- 네
부럽... ㅎㅎ 아이들은 주로 어떤 상담을 하나요?
- 이런 저런 모든 이야기를 나눠요. 진로 이야기, 집안 이야기..
보통 그런 상담은 담임 선생님과 하곤 하는데, 저도 사실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과 상담을 많이 나누지 못하곤 해요.
- 담임 선생님에게 부끄러워서, 어려워서 못하는 이야기를 편하게 하곤 해요. 아이들이 상담후에 용기를 얻는 모습을 보면 참 뿌듯해요.
연애 상담도 하시나요?
- 그게, 저, 뭐, 안하데요?
못미더워서? ㅎㅎ
- 푸핫 ㅎㅎ 아마도?
학교 사회 복지 사업, 여건만 된다면 어떤 것을 해보고 싶나요?
- 교사와 학생이 함께 하는 오케스트라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지금은 학생들만 참여하는 바이올린, 플루트 앙상블만 있거든요~~ 선생님들도 연주를 하고 싶어하시는데 바쁘셔서 다들 마음만 있어요..ㅠㅠ
복지사님도 악기 다루시죠? 오케스트라 사업도 진행하시려는 것을 보면?
- 아, 그게 제 진로와도 연결되는 데요. 원래 바이올린을 했었어요.
전문적으로 배우신 거였나요?
- 고2때 까지 음악을 하던 학생이었는데, 고3때 올라가서 음악을 그만두고 사회복지사를 해야지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봉사를 워낙 좋아해서^^;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게 봉사거든요. 그래서 제가 춘향전도 싫어해요. 심봉사.
- 저기 심봉사는 심청이 아빠에요.
언제부터 바뀐거죠?
-네?
그, 저, 뭐냐. 갑자기 전공을 바꾸려고 하면 부모님이 싫어하셨을 것 같아요.
-그렇죠.. 부모님의 반대로 중국학과에 진학하고! 적응 못하고 계속 방황하다가 부모님 몰래 복지과를 복수전공 신청하여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복지사가 되었습니다.
기습을 성공하셨군요. 사회 복지 분야가 다양한데 학교를 선택하신 계기는 무엇일까요?
- 사실 학교 사회복지사에 대해서는 생소했었어요. 학교에서 보건교사로 근무중인 친구가 알려줘서 지원을 하게 되었고 합격을 했거든요^^
어, 어쩌다 보니?
- 근데 전 그것도 운명이라 생각해요.
하긴, 거 왜 연예인들 스토리 보면 친구 면접 보는 거 구경갔는데, 그게 운명처럼 어떻게 잘 됐다더라 하는... 근데 그러고 보면 그 친구를 떨어뜨리고 자기가 된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ㅎㅎ 암튼, 그래도 교육 복지사 생활 즐거우시죠?
- 네 아이들이 너무 이뻐요 ^^ 전 출근해서 퇴근하는 그 시간까지 애들하고 있고, 또 소통하고 나누는 것이 참 즐거워요. 보람도 있구요.
학교 복지사하면서 힘든 점은 없나요? 안 좋은점 이라든가.
- 딱히 잘 모르겠는데.... 아이들이 야밤에 자꾸 게임 카톡을 보내서 귀찮은 정도? ㅎㅎ
음.. 그리고 아이들이 힘들면 저도 마음이 너무 힘들어요. 아.. 그리고 학부모님들이..... 담임 선생님을 거치지 않고 , 담임 선생님한테 하지 못하는 불만을 저한테 좀 과하게 쏟을 때 많이 힘들어요....
거 이상하네.... 왜 복지사님한테 다이렉트로.... 토닥토닥입니다..
아이들이 복지사님을 어떻게 부르나요?
- 복지쌤~~ 복지쌤~~ 이렇게 불러요
아하, 그렇죠. 그러고 보니 사서 선생님, 영양사 선생님 이렇게. 아하. 일반 학생들 대상으로 교실 수업도 하시나요?
-자유학기제 수업을 하곤해요.
어떤 과목을 담당하시나요? 사회 복지? 그런 과목을 개설하시나요?
- 자수요
범죄 저지르고 하는..?
- 아뇨 십자수 비슷한거요 ㅎㅎ 1주일에 네시간씩 수업해요.
애들은 좋아하나요? 여중이니까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 싫어하는데. 그냥 해요 ㅎㅎ
학창 시절의 복지사님은 어떤 아이였나요?
- 왜 그런 아이들 있죠. 얼굴은 전교 1등인데 성적은 잘 깔아주는
학창시절부터 봉사 정신이 투철하셨군요 ㅎㅎ
- 아 한번은 6시 화제 집중이라는 프로그램에 학교 취재 와달라고 전화했어요. 선생님들 허락도 안받고. 근데 이 방송국 분들이 그냥 쳐들어 온거에요 ㅎㅎ 그래서 학교가 왕창 뒤집어졌던 기억이 나요.
진취적이시네요. ㅎㅎ 퇴근 후에는 여가 생활 어떻게 보내시나요?
- 바느질 해요
바느질? 아까 자수 그런 거요?
- 미싱해요 ㅎㅎㅎ 아까도 인터뷰 전화 못받은게 미싱 교육 받고 있었어요.
전문 미싱꾼이셨군요. 집에 가셔서는 뭐하면서 쉬시나요?
- 미싱해요 ㅎㅎㅎㅎ
전문 미싱꾼이네요 ㅎ 집에 미싱기도 있어요?
- 두 대 있어요 ㅎㅎㅎ
진짜 전문가네요 ^^ 주말에는 뭐하면서 쉬시나요? 여행?
- 미싱이요 ㅎㅎ
우왁 ㅎㅎ 미싱하면서 힐링 받으시나봐요 ^^ 남자 친구에게 옷이나 그런 거 만들어서 주면 좋아하나요?
- 생각해보니... 한번도 해준적이 없네요 ㅎㅎ
아..... 저런... ㅎㅎ “자기야 지금 뭐해?” “미싱중이야” 이러면 남자들은 살짝 기대도 할 법 싶은데... 잔인하십니다. ㅎㅎ 기억에 남는 미싱 작품있나요?
- 음... 앞치마?
뭐야 그게 ㅎㅎㅎ 아, 남친 자랑 부탁드릴게요.
- 엄청 잘해줘요. 편지도 자주 써주고..
근데 미싱해서 선물해 준적은 없고?
- 그러게요 ^^ 하나 해줘야 겠어요
아이들에게 어떤 사회복지사로 남고 싶나요? 전문 미싱꾼 자수 복지사님으로? ^^
- 아뇨 ㅎㅎ. 아닌가. 암튼. ^^ 나중에 학생들이 중학교 시절을 이야기 할 때 ‘중학교때 되게 재미있었어. 복지샘이 있어서 더 재미있었던거 같고 힘낼 수 있었던거 같아.’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복지사가 되고 싶어요.
긴 시간 인터뷰 감사합니다. 그럼 오늘도 즐거운 미싱하세요
- 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