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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일 학교시집 91 ~ 100

category 학교 시리즈/학교시집 2018. 9. 5. 00:01

 

 

 

 



손은 눈보다
빠르다는 말
 
그 말 틀린 것
같더라
 
눈이 더 빠른 것
같더라
 
정말이니
너의 눈
 
괜찮은거니
너의 마음
 
-안태일 학교시집 91-
<어느 고딩의 독서기록장 제출 속도>
 

 

덜어내고
덜어내면
편해질 줄 알았지
 
덜어내니
더해져 쌓이고
덜어내니
쌓이고 더 흔들리네
 
덜어내면
무뎌질줄 알았지
 
덜어낼수록
무너져가네
 
-안태일 학교시집 92-
 
<젠가같은 내 인생, 선생 인생>
 

회색 빛 땅 위로
빠알간 비가 내린다
 
공허한 칸칸에 
빠알간 비가 쏟는다
 
빗 속에 얼굴들을 떠올린다
 
빨간비 언저리에 
빨간 눈을 본다
빨간 동그라미에
잠시 한숨을 내쉰다
 
내가 잘못한 건지
네가 잘못한 건지
차라리 내가 잘못하고 말지
 
 
내리치는 빨간 빗물에
내 얼굴
회색 빛으로 물들어 가네
 
-안태일 학교 시집 93-
<우리반 서술형 채점하다가 묘한 배신감을 느끼다>

 

ㅅㅂ
 
ㅈㄱㄴ
 
짜증나
 
뭐래
 
-안태일 학교시집 94 -
<왜요? 혼잣말 한 건데요?>

초등저학년
싱글싱글
 
중학생
부글부글
 
고등학생
능글능글
 
초등고학년
비글비글
 
-안태일 학교시집 95 -

<글중에 제일은 능글이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심(心)'기에 걸면
 
 
-안태일 학교 시집 96 -
<학부모 민원거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너에게 한 걸음
 
내디딜 수 있는 순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네게 돌려 한 움큼
 
헛기침 뱉을 수 있는 순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너를 보며 설렌 마음
 
진정시키려 한숨 내쉴 순간
 
 
 
-안태일 학교 시집 97-
 
<수능 3교시 영어 듣기 평가 시간, 딩동 time>

 

 


기억 너머 꺼내 온
너의 이름과 너의 얼굴과 
너의 일들을 그려본다
 
길 너머 전해 온
그의 이름과 그의 얼굴과
그의 소문들을 그려본다
 
쇠약한 내 영혼 몰라주는
건강한 내 육신 탓해주네
 
가고픈 계단 그리 없지만
가기 싫은 계단 그리 많던가
 
모두가 그리하여
모두가 괴로웠네
 
헛된 바램을 담아
이층 삼층 사층
 
한숨 가득한 계단 층수들을
순서대로 적어보네

-안태일 학교시집 98-

<퇴청 전까지 내년도 업무분장 희망원을 제출해주세요>


내 지난 해살이를 꼽아 세어보았네
 
엄지 끝에 베인 처음을 세어보네
검지 끝에 물든 오만을 세어보네
 
중지 끝에 박힌 좌절을 세어보네
약지 끝에 새긴 성장을 세어보네
 
새끼 끝에 흘린 이별을 세어보네
 
손 꼽아 하나 둘 세어보아도
오늘을 세는 것은 그리도 어려웠네
 
-안태일 학교 시집 99-
 

<교직 경력 기입란>


 

시간의 문이 열림에
 
그 시절로 돌아가 너의 기억을 채우고
나의 잘못과 망각을 지울 수 있으리라
 
시간의 문이 닫히기 전에
서둘러
너와 나를 다시 그리리라
 
-안태일 학교시집 100 -
<잠시 후 1시부터 3시까지 나이스를 1학기로 돌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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