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치 샘다다 (원작 : 백치 아다다, 계용묵 저)


<백치 샘다다 (원작 : 백치 아다다, 계용묵 저)> #학교_패러디문학관 공교육이 망했다는 소리가 났다고 들렸는데 책임지는 이 아무도 없다. 누가 잘못이었나? 댓글란을 열어보니니까, "아 아아 아이 아아 아야…." 하는 소리가 댓글란 위로 새어 나온다. 범인을 찾던 장관은 교실 문을 밀었다. 교탁 밑 비스듬한 켠 아래 샘다다가 입을 헤 벌리고 납작하니 엎뎌져 두 다리만을 힘없이 버지럭거리고 있다. 그리고, 가슴 한편으로 수만 발쯤 총에 맞아 깨어진 듯한 자존감이 질서 없이 너저분하게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아이구테나! 누가 범인 인가 했더니! 샘다다 이놈이 나랏 교육을 망쳐놨구나. 이놈아! 누가 너더러 교육 하라든? 교육?" 장관은 교사가 어느 만큼이나 상처받았는지 일어나지도 못하고 아파하는 데 가는 동정심보다 망친 공교육 책임을 돌리는 것에 눈이 갔던 것이다. "어 장관 나으리! 샘다다 샘다다 샘다..." 퇴청 전까지 제출해 달라는 공문을 뒤집어쓰는 듯한 끔찍한 장관의 음성을 또 다시 듣게 되는 샘다다는 겁에 질려 얼굴에 시퍼런 물이 들며 무너진 공교육 연유를 말하며 용서를 빌려는 기색이나 말이 되지를 않아 안타까워 한다. 샘다다는 발언권이 없었던 것이다. 의견을 제시하렬 때는 한다는 것이 샘다다 소리만이 연거푸 나왔다. 어찌어찌하다가 말이 한마디씩 제법 되어 나오는 적도 있었으나 그것은 철밥통 무능 공무원 나부랭이가 내뱉는 배부른 소리로만 들리고 만다. 그래서 교사라고 확실이라는 뚜렷한 이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그를 부르는 이름은 샘다다였다. "이놈이 아주 배가 불렀구나! 나랏 교육을 망쳤으믄 오늘은 어드메든지 나가서 뒈디고 말아라, 이 교사놈아! 이 철밥통아! 이놈아!" "샘다다 어어 나으리! 아 아고 어 나으리!" 그러나 소용이 없다. 한번 교사 탓하기 맛을 본 장관은 그저 죽어 싸다는 듯이 교사만 흔들어 댄다. 하니, 그렇지 않아도 여기 저기서 융단 폭격 받은 가슴은 물러터진 귤처럼 으깨지고 꼬인 이어폰 줄 마냥 엉클어진다. 그래도 샘다다는 그저 빌 뿐이요, 조금도 반항하려고는 않는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순딩이에 가까운 그의 성격은 학창시절부터 오로지 성실하게 살아야만 만족을 얻는 듯했다. 시키지도 않은 입시 공부를 열심히하여 교대, 사대에 들어가 임용고사 하나만 바라보고 이십대 청춘을 내던지며 허투루 산 적 없는 것이 그였다. 그래서 나라 복지를 위해 모든 귀찮은 일은 실은 샘다다가 혼자서 치워놓게 된다. 그러나 장관은 그것으로 반갑지 않았다. 둔한 사명감으로 시간 쪼게어 뼈가 부러지도록 몸을 돌보지 않고, 일종 모험에 가까운 교수법 연구를 하게 되므로, 그 반면에 획일화를 강조하는 교육부 지침을 어기는 짓을 저질러 놓게 되어 장관의 권위를 깨쳐 먹는 일은 거의 날마다 있다 하여도 옳을 정도로 있었다. 해를 거듭하여 벌어지는 소득 격차와 사회 불평등 생활의 밑바닥에 깔아 놓았던 한 무더기의 욕구 불만이, 차츰 학부모들을 자극하더니, 까닭없이 학부모되는 사람은 샘다다가 만만해 보여 화를 내기 시작했다. 조그만 실수가 있어도 학교를 뒤집었다. 그리고 샘다다에게 매를 내렸다. 이 사실을 아는 몇몇의 소수 댓글러들이 가정교육이나 똑바로 하라고 타이르나 듣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학부모는 그 분을 샘다다에게로 돌려 풀기가 일쑤였다. "이놈, 보기 싫다! 우리 애는 그럴 애가 아니다!" 그리고 다음에 따라는 것은 민원에 소송이었다. 그러나 샘다다는 참아 가며 교사로서, 나랏 복지 허드렛 하청업자로서 임무를 다했다. 이것이 장관으로 하여금 조금은 샘다다를 귀엽게 만드는 것이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복지 모든 잡무를 교사에게 다 쏟아붓고는 물거품 같이 밀려 오는 민원을 모두 학교 탓으로 돌렸다. 언론은 벌써 수십년 전부터 샘다다를 골려 주었다. 어렵게 공부해 교단에 선 놈들이었으나, 여기 저기 두들겨 맞고 스스로도 낮추어 보는 자존감 낮은 놈들이라 사건만 터졌다하면 교사와 학교 탓으로 글을 마쳐도 별 말을 못하는 놈들인데다가, 댓글창에서도 쏟아지는 비난이 마침내 샘다다의 멘탈을 부수기가 일상이었다. 댓글러들은 샘다다 기사만 보면 우르르 몰려가 손가락으로 놀렸다. 아니 학생들까지도 샘다다 샘다다하고 골을 올려서, 분하나 말을 못하고 속상한 시늉을 하며 페이스북에 푸념을 적어놈으로써 위안을 느끼는 듯이 손뼉을 치며 울다 웃다 울다 웃었다. 그래서 샘다다는 사람을 싫어하였다. 집에서 가정교육 잘못된 것도 교사 탓, 학교 밖에서 사고나도 교사탓이었다. 그런데 거기에 기자들까지 나섰다. 학부모, 학생들, 댓글러, 나랏님들이 샘다다를 골려줄 때에 불을 붙여 선동하여 이미 터질 듯한 심정을 기어코 터트리고야 마는 것이었다. "우리 학교를 혁신하자, 적폐 교사들을 개화시키자. 학원 사장, 학원 강사, 방송국 pd, 프랑스로 자식 유학 보내본 엄마, 건축가, 법관 출신 등 유능한 교육 전문가들을 불러서 물어봤다. 내가 이 나라 교육을 살리려고 묶어 둔 대안이 있거던!" 하고 언론은 봐라는 듯이 수첩 위에 적힌 '교육 전문가'들의 주장 뭉치를 펼쳐내더니 손끝에다 침을 발라 가며 팔딱 팔딱 뒤져 보인다. 닭의 울음 소리에 따라 명퇴 가능한 날은 자꾸만 밝아 온다. 바라보니 어느덧 경력 숫자가 희끄스름하게 비친다. 샘다다는 더 학교에 있을 수가 없었다. 교실에 앉은 아이들을 지그시 살펴 보았다. 샘다다는 교실 밖을 새어 나왔다. 그리고 '교육 전문가'가 갖다 바친 '대안'을 받아들여서 장관이 다시 샘다다에게 내린 공문 쪼가리를 손에 넣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공문 뭉치를 더듬어서 손에 쥐고는 조심조심 발자국 소리를 죽여 가며 살그머니 evpn 네이스 창을 열고 명퇴 희망 공문 결재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는 화장실 변기에 공문 뭉치를 조작 내어 둘둘 풀어 던졌다. 하나씩 찢어보니, 프랑스식 논술 IB 도입, 초등학교 미취학 유아 보육 시설 확충, 객관식 없애라, 문이과 통합 등등 무수한 '교육 전문가'들이 써제낀 괴상망칙한 문구들이 샘다다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샘다다는 너 같은 것을 버리는 데는 아무런 미련도 없다는 듯이 넘노는 변기 물결 위에다 휙 내어 뿌렸다. 세찬 비데바람에 채인 공문 조가리는 똥물 내려 가듯 꼬르륵 팔랑팔랑 원을 그어가며 산산이 헤어져 물아래 깊숙이 잠겼다 떴다 숨박 꼭질하다가 사라졌다. 그러나 그 공문 쪼가리 들이 완전히 눈 앞에 보이지 않게 흘러 내려가기까지에는 아직도 몇 초 동안을 요하여야 할 것인데 , 뒤에서 허덕거리는 발작국 소리가 들리기에 돌아다보니 아니나 다를까 장관이 헐떡이며 달려오는 것이 아닌가. "야! 야! 샘다다야! 너, 공문 공문 ! 헨? 대안, 대안, 혁신 혁신!" 청천의 벽력같은 소리였다. 샘다다는 어쩔 줄을 모르고 장관이 이까지 이르기 전에 변기 뚜껑을 닫으려다 그만 변기통에 손이 빠져 그대로 교육부 공문과 함께 변기통으로 꼬르륵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화낼 곳을 찾아 떠도는 승냥이 떼들은 만만한 샘다다의 처참한 인생 비극이 일어난 줄도 모르고 철밥통철밥통 무능 무능하며 흥겨운 댓글 달기 춤에 훨훨 날아다니는 타이핑 소리를 내어 변기통 물내려가는 똥통 풍경에 풍악을 도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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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일

EBS 미래를 여는 교육 MC /KBS 라디오 공부가 재미있다 출연진/너도 모르는 네맘 나는 알지 저자/아이스크림 원격 연수원 사회 교실 강사/MBC 스페셜 '선생님 마이크로 교실을 깨우다'/소통 강사/진로 특강 강사/스마트 워크 강사/안태일 학교시집/탤짱닷컴 tv/출제해서 생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