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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일 학교 시리즈/안태일 학교유머

안태일 학교유머 23 ~ 25

<코가 길어진 이유 : 안태일 학교유머 23 : >

목수 할아버지는 학교에 간 피노키오가 밤늦게 돌아오지 않아 걱정이었다. 더는 기다릴 수 없어서 피노키오가 다니는 학교로 향해 다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컴컴한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교문 밖으로 나오는 그림자가 보였다.

팔 만큼이나 긴 코를 보고 피노키오라고 확신한 목수 할아버지는 후다닥 달려가 와락 끌어안았다.

"피노키오야! 왜 이리 늦게까지 학교에 있었니!!!"

목수 할아버지에 안긴 사람은 피노키오가 아니라 학교 교사였다. 교사는 할아버지를 살포시 밀며 인사했다.

"아, 저는 담임입니다. 아버님. 피노키오는 아직 야자 중입니다. "

"아니 그런데 선생님 코가 왜…. 왜 그렇게…피노키오처럼 길어졌습니까?"

교사는 지친 기색을 하지 않고 웃으며 답했다.

"아... 학년말이라서요. 행동 특성 및 종합의견 작성하다가 퇴근하는 길입니다."


<수능 감독 패러독스 : 안태일 학교유머 24>

교사는 나랏님께 큰소리로 외쳤다. 나랏님은 귀가 너무 작아 작게 말하면 듣는 시늉도 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랏님? 저희 교사들은 무능하고 무책임하다고 매번 갈구시잖아요?"

"그렇지. 게다가 네놈들 교사놈들은 도덕적 해이에 빠진 놈들이지. 왜?"

"그러면요. 이렇게 중요하고 공정해야 할 수능 감독을 왜 교사들에게 맡기시나요. 일반 국민들 중에서 신청을 받아서 선발하시는 게 낫지 않을까요? 지원자도 많을 것 같은데."

"안돼! 아무나 수능 감독 어떻게 시켜. 행여 사고라도 나면 어쩌려고! "

"아, 그 말씀은 교사들을 신뢰한다는 뜻인가요?"

"아니라니까! 너희들은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도덕적 해이에 젖은 놈들이야!"

"그러니까 못 믿으시니까 믿을만한 분들을 감독으로 세우시면 어떨까요. 국회의원, 교수님, 교육부님들, 학부모님, 사교육 강사님들 등등"

"어딜 감히! 귀한 '교육 전문가님'들을 어찌 수능 감독에 세운단 말이냐! 수능 감독은 너희 천박한 교사들이 그냥 해!"

"교사 못 믿겠다면서요?"

나랏님은 답답하다는 듯 크게 호통을 치며 교사를 자리에서 내쫓았다.

"수능 감독은 믿을만한 사람이 서야 해! 그런데 교사 네놈들을 믿지 않아! 그러니까 수능 감독은 계속 교사가 해야지!"

 


<교사 인생 단 하나의 하루 : 안태일 학교 유머 25>

현직 교사인 대학 선배가 후배에게 축하주를 권하며 건배를 제안했다.

"오늘이 바로 우리 후배 선생님의 교사 인생에서 가장 보람있는 날이자, 교육자의 자존감을 지킬 수 있는 단 하나의 하루였다. 축하한다."

후배는 잔을 잠시 거두고 선배에게 물었다.

"선배님. 저 내일이 임용 첫 날인데요? 저 아직 예비 교사인 거 모르시고 하신 말씀 같은데요?"

선배는 혼자 술을 비우며 대답했다.

"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