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첫날. 신입생에서 문과 학생이 되었던 그 날을 기억합니다.
낯선 교실, 낯선 친구들 그리고 낯선 담임 선생님. 낯선 공기 속에서 저마다 목표와 다짐을 공유하고 새 학년, 새 학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어느덧 한 해를 마무리하는 날이 다가왔습니다. 1년 동안 우리 아이들은 얼마큼 성장하였을까요.
학년 초보다 부쩍 성숙해진 아이들의 외모를 보며 이제 아이들이 곧 성인이 된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낍니다.
외모의 성장만큼 아이들의 마음은 얼마나 성장했을까. 담임교사인 저는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교사의 1년도 함께 돌아봅니다. 이제 아이들은 고등학교 3학년이 됩니다. 아이들만큼이나 학부모님들의 마음도 긴장되리라 생각합니다.
조급한 마음 드시고 불안한 마음 드시겠지만, 이 모든 것이 아이 인생 전체에 있어 한 장면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고 격려 부탁합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리라 믿지만 단지 구호로 그치는 것이 아닌가 불안하기만 오늘 우리 사회 슬픈 모습을 느낍니다. 우리 아이들이 그 불안감에 짓눌려 인생 전체의 밑그림도 채 그려보지도 못한 채 자존감이 무너질까 걱정, 또 걱정합니다.
성적표는 아이의 여러 모습 중에 극히 작은 일부분만을 보여줄 뿐입니다. 어른의 삶을 준비하는 자녀에게 좋은 말씀 많이 해주세요.
아이들이 막연한 불안감에 행여 학부모님들에게 상처드리지 않나 걱정됩니다. 효도에 대해 많이 강조했지만, 아직 철이 없어 부모님의 은혜를 온전히 깨닫지 못해 안타깝기도 합니다.
현실적으로 내년, 3학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 성적이 급격히 올라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지금부터 인생 전체 밑그림을 그리고 차분하게 대입을 함께 준비하길 바랍니다.
그저 성적을 올리기를 기대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직군에 대한 정보를 함께 찾고 준비해 주시는 것이 아이 정서 안정에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아이 인생에 행복만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한 해 동안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