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라디오 공부가 재미있다.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었는데 올해 봄 개편 즈음에 종영했다고 한다.
4년 동안 '교실안 학교 이야기' 코너에 출연하면서 정이 많이 들었던 프로그램이었는데...
방송 준비하는 것이 참 힘들었다. 매주 방송 주제를 잡고 꼭지를 궁리했다. 아이들 섭외해서 인터뷰따는 작업이 제일 힘들었다. 아이들은 마이크 앞에만 서면 그 달변가들이 벌벌벌벌 어버버버하며 NG에 또 NG를 선물해주었다.
한명당 1분 내외 목소리를 녹음하는데 녹음 시간은 한명당 적게는 10분 많게는 30분씩 걸렸다.
인터뷰 따는데 한 두시간을 투자하고 집에 가서 광속 타이핑으로 원고를 작성했다. 아나운서님의 리엑션까지 대본 작업했다. 힘들고 고된 작업이었지만 코너 전체를 내가 끌어간다는 느낌에 즐겁기도 했다.
그만큼 그 책임감만큼 그 즐거움만큼 더 힘들었다.
너무 힘들어 그만 두었다.
현재 MC를 맡고 있는 EBS 미래를 여는 교육. 주제부터, 연출, 대본 작업, 섭외까지 모두 제작진 분들이 맡아서 해주신다.
월요일 대본이 넘어오면 밑줄 좌악 좌악 치면서 공부만하면 된다.
촬영 스튜디오에 우아하게 자리 잡은 여섯대의 카메라와
카메라 감독님 여섯분과
오디오 감독님 두분과
조명 감독님 두분은 늘 낯설지만 좋다.
에반게리온 신지 아버지마냥 2층에서 스튜디오를 내려다 보고 있는 피디님과 현장 상황 지휘하는 조감독님은 늘 무섭지만 좋다.
매의 눈으로 현장 상황을 주시하다가 'ORDER'내리시는 작가님은
늘 쫄깃하시지만 좋다.
십년은 어려 보이게 갖은 마법을 구사해주시는 메이크업 선생님과
이거대로 집에서 입어야지 하는 코디 선생님은 그냥 좋다.
배울 것이 너무도 많은 선생님들이 너무도 많이 출연해 주시는 것은
더더욱 좋다.
진로에 대한 확신, 열정, 도전, 성실이 십이지장 구석 구석에서 부터 뿜어내는 아이들을 만나는 것은 더더욱 좋다.
할 줄 아는 것 없는데도 잘라주시지 않으시고 다음주도 불러주는
이비에스는 더더더더욱 좋다.
늘 중심을 잃지않고 상황을 정리하는 박민영 아나운서
추욱 추욱 쳐지려는 분위기 주욱 주욱 끌어 올려주시는
방송인 염경환씨
두분은 너무너무 더더 좋다.
아.
좋다.
PS. EBS 미래를 여는 교육. 정말 유익한 방송입니다. 한번 보시라니까.... 다시 보기 주소이옵니다. http://goo.gl/eIh9l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