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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팟캐스트 DJ 안태일 경기 중산고 교사2012-10-16


“마이크로 마음의 벽 허물어요”



교단생활 애환 공유 위해 시작
이젠 학생과 '소통'도구로 활용

시험 출제를 마치고 홀가분하게 집에서 쉬던 조인성 교사에게 불현듯 걸려온 전화. 수화기 너머 행간, 맞춤법, 정답분포 등 출제된 시험지에 대한 지적이 이어진다. 북받치는 분노를 억지로 누그러뜨리는 조 교사의 표정 연기는 그야말로 압권. 시험 문제를 내고 검토를 받아 본 교사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기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중 조인성의 통화 장면을 절묘하게 패러디한 이 동영상은 교사라면 한번쯤 봤음직한 안태일 교사의 작품 ‘출제해서 생긴 일-조인성 편’이다. 

“교단의 애환을 공유함으로써 동료들에게 재미를 주고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의 활용에 관심이 많았던 안교사는 지난해 6월 패러디 동영상 시리즈를 만들어 교사들과 공유했다. 교사들의 마음이 즐거워야 학교 분위기도 개선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에서 시작한 일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교실에서 일어났다. 구제불능 반의 담임교사를 맡으면서부터다. 교사들과는 소통할지언정 아이들과는 소통할 수 없었던 것. 괴로워하던 어느 날 야간 자율학습을 도망가는 학생과 마주친 안교사. 혼을 내는 대신에 ‘왜 도망가는지 들어나 보자’며 마이크를 갖다댔다.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심지어 도망간 다른 아이들까지도 불러오는 기막힌 상황이 일어난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아이들과의 대화는 스마트폰의 녹음기능을 이용해 장소·시간·출연자의 제한 없이 팟캐스트(인터넷 라디오 방송)로 제작됐다. 

현재 안 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하는 ‘1318 감성통신문’, ‘레알보충’, 교사의 애환을 나누는 ‘샘수다 방’ 등 3가지 방송을 운영한다. 

마이크를 사이에 두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며 아이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안 교사. 최근 각종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지만, 정작 그는 자신의 방송은 어디까지나 수단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같은 반 친구끼리 서로 이름조차 모르고 학기가 끝나버릴 때도 있는 것이 교실의 현실이에요. 아이들이 방송을 듣기보다 녹음 과정에서 서로 마음의 벽을 허물고 대화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것이 중요하죠.” 

 안 교사의 꿈은 작가를 희망했던 학창시절이나 교사가 된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누군가를 변화시키는 것이 꿈이에요. 저는 교사니까 아이들을 변화시켜야겠죠.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꿈에 한발씩 더 다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