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고 3학년 아이들에게 수시 면접 특강을 선물했다. 1학년 담임인지라 3학년 아이들을 만날 일이 없었다. 우리 학교 3학년 아이들은 어떨까. 면접 일정이 코 앞인 아이들이라 얼굴에 긴장이 가득할까. 낯선 선생님에게 호기심을 가질 나이는 훌쩍 지나버린 건 아닐까.
이런 저런 생각으로 소강당으로 향했다. 100여명의 아이들이 필기도구를 들고 날 기다리고 있었다. 밝은 표정들이라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처음 보는 선생에게 아직 호기심을 느낄 나이인가 보다. 발음 하나, 표정 하나, 손짓 하나에 꺄르르 꺄르르 눈을 떼주지 않아 고마웠다.
- 면접은 멘탈 관리다.
-돈은 네들에게서 나와서 교수님에게 간다.
- 자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과 온전하게 하나가 되라
-'솔' 톤을 기억하자
- 결론부터 말하자.
-근거는 2단계로 나눠서.....
-일구일, 구일구 화법을 기억하자. 등등
갖고 있는 모든 면접 노하우를 나눠주고 왔다. 그리고 마지막 멘트로 응원해주었다.
"여러분들은 이제 두번째 질문 앞에 서있는 겁니다. 누군가 여러분에게 왜 열심히 공부하니, 여러분들은 대학가려구요. 이렇게 대답했을 거에요.
이제 교수님들은 여러분들에 두번째 질문을 던질겁니다. 왜 우리 대학에 왔나요. 여러분 어쩌면 여러분들은 그동안 이 질문 자체를 던지지 않았을거에요. 나는 왜 대학에 가려 했을까.
많은 철학자들이 말했습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것들의 궁극적 대답은 나 자신의 행복이라고 말입니다.
공부를 왜해? 대학을 왜가지? 좋은 직장에 왜 가지? 돈은 왜 벌지? 사랑은 왜하지?
그 모든 것에 대답은 여러분 자신의 행복을 위해섭니다.
대학? 수시 면접? 그건 여러분. 여러분의 긴 삶과 그 속에 있을 여러분들의 행복을 위해 있을 수단? 단계? 겨우 그정도일뿐이에요.
그러니 떨어지면 어떡하지? 떨면 어떡하지? 그러지 말아요.
그리고 떨어지면 어때요. 떨면 뭐 어때요. 중요한 건 여러분들의 진정한 행복입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 말아요. 그리고 더 행복한 삶. 행복한 이십대가 되길 바래요.
그리고 일단은, 면접. 화이팅입니다. ^^ 그럼. 난 이만."
등 뒤로 들리는 아이들의 환호와 박수를 들으며, 뒤도 안돌아보고 쿨하게 교무실로 돌아왔다.
작은 노동
큰 보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