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어머님...
그게...
실은...
아니요...
어머님...?
-안태일 학교시집 101-
<할많하못>
네가 좋아졌어
함께 먼지 나눠 마시며
손잡고 뛰던 그 날에
찌는 더위에 부채질하며
갈증이 목을 불태우던 그 날에
당연하지만 지키기 힘들었던
우리의 약속 함께 지키던 그 날에
그날에
그제야
네가
좋아졌어
-안태일 학교시집 102-
<김영란법>
거절은
거절해
싫어는
싫어
눈빛 모아
손뼉 모아
싫은 눈빛 하나
좋은 손뼉 모두
다른 눈빛 없으시면
그렇게 또다시
손뼉 속에 덧씌워진
한 해의 슬픈 눈빛
-안태일 학교시집 103 -
<상조회장 선출, 공산당이 따로 없네>
교대 사대 합격하면
한걸음 내디딜 것 같았지?
임용 고시 합격하면
이제 행복할 줄 알았지?
담임 교사하면
애들 다 이쁠 것 같았지?
전문직 되면
마음은 편할 줄 알았지?
교감 되면
이제 좀 널널할 것 같았지?
-안태일 학교시집 104 -
<응 아니야. 선생 스포일러>
말 안듣는 아이와
말 안 통하는 어른과
말이면 다 되는 줄 아는 금뱃지와
말 같지도 않은 키보드들과
말할 권리 없는
부러진 분필
-안태일 학교시집 105
<말세>
좋겠다
난 어떡하지
싫겠다
난 이제
진짜 어떡하지
-안태일 학교시집 106 -
<내 성적은 남이 오를 때 떨어지고, 남이 떨어질 때 더 떨어진다>
누렁아 누렁아
나귀 대신 장터길에 짐 좀 들어주렴
우쭈쭈 잘했어 이거 먹으렴
누렁아 누렁아
소 대신 논밭 가서 밭 좀 갈아주렴
우쭈쭈 잘했어 이거 먹으렴
누렁아 누렁아
닭 대신 새벽마다 꼬기요 울어주렴
우쭈쭈 잘했어 이거 먹으렴
누렁아 누렁아
이거 줄 테니 앞으로도
나귀 할 일 소 할 일 닭 할 일
우리 누렁이가 다 해주렴
누렁아 이거 먹으렴
-안태일 학교시집 108 -
<승진가산점>
새로운 봄날 시작에
울리는 그대의 안부
지나온 겨울날 끝을
알리는 나의 안부
-안태일 학교시집 109 -
<잘 지내셨죠? 근데 저는 작년 담임이에요>
그건
네
생각
이고
-안태일 학교시집 110-
<작년 샘하고는 아무 문제없이 잘 지냈거든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