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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일 학교유머 32 ~ 34

category 학교 시리즈/학교유머 2019. 11. 18. 00:37

 

 


<이보시오. 나는 왜 여기 끌려온 것이오 : 안태일 학교 유머 33>
수능 미션을 수행 중인 고사장에 모인 고교 교사, 수험생, 경찰, 중학교 교사가 푸념을 쏟아 뱉었다.

수험생은 컴퓨터 사인펜을 집어 던지며 울부짖었다.
"도대체 왜! 3년의 캐 고생을 단 하루의 시험으로 심판받아야 하는 건가요? 너무 잔인한 것 아닌가요?"

고교 교사는 녹색 수세미를 바닥에 내팽개치며 울분을 오바이트 했다.
"아니 왜! 고사장 설치도 우리가 하고, 소송 걸릴지도 모르는 수능 감독관까지 맡아야 하는 겁니까? 교수들이 하셔야죠"

경찰은 조용히 담배꽁초를 주우며 속삭였다.
"알아요. 알아요. 학교는 금연 구역이죠. 그런데요. 수능 날 담배 못 피게 싹 다 잡아봐요? 당장 범칙금은 많이 걷힐지 몰라도, 그 쏟아지는 민원을 어떻게 감당합니까?"

고교 교사, 수험생, 경찰이 쑥덕 울컥하고 있을 때 중학교 교사는 초점 잃은 눈빛으로 사경을 헤매며 최면에 걸린 사람처럼 웅얼거리며 감독관 대기실을 유령처럼 배회했다.

"이보시오…. 이보시오…. 여기가 어디요…. 나는 누구요…. 왜….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이오…. 나는 중학교에서만 십수 년을 보냈소…. 이보시오…. 내가…. 내가…. 왜 결시자 현황표를 들고 있는 것이요…. 내가…. 내가…. 왜 제 1 감독관인 것이요…. 이보시오…. 이보시오…. 나는 여기에 왜 있는 것이오…. 탐구영역 1개 과목 선택자는 대기실에 가는 것이오. 아니면 교실에 있는 것이오…. 이보시오…. 이보시오…. 왜 내가 여기에 있어야 하는 것이오…. 어흑…. 이보게 복도 감독관 양반…. 나랑 자리를 바꿔주시오…. 이보시오…. 이보시오…. 모의고사도 감독해본 적 없소…. 이보시오…. 경력 많다고 제1 감독관이라니…. 이보시오 고교 선생 부감독관 양반…. 나랑 자리를 바꿔주시오…. 이보시오…. 이봇…. 여긴 어디요…. 나는 누구요…. 이보시오….중딩들하고 쎄쎄쎄하다 끌려왔소..이보시오..내가 수능 정감독이라니..내가 수능 감독관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