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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내각제. 말 속에 답이 다 있습니다. 단어를 나눠 볼게요. 


의원 (국회의원, 법률을 만드는 입법부, 의회) 들이, 자기 입맛에 맞는


내각 (행정부, 정부. 실제로 나라를 운영하는 기관)을 만드는


제도

란 뜻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정부형태와 많이 다르기 때문에 낯설죠. 선거를 한번만 합니다. 이건 또 무슨이야기냐면.

우리에게 익숙한 정부형태와, 선거는 이렇습니다. 4년에 한번씩 국회의원을 뽑습니다. 국회의원에 당선된 사람들을 모아 놓은 것을 의회-국회-입법부라고 부르죠. 이렇게 선거는 마무리가 됩니다.

그리고, 5년마다 한번씩 대통령을 뽑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은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장관 차관 원장 등등을 뽑습니다. 그렇게 행정부-내각-정부를 만듭니다.

행정부-내각-정부가 구성(만들어 진다, 라는 뜻입니다)될 동안, 국회는 거의 손을 놓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오리지날 행정부 사람들'로 누굴 뽑든 원칙적으로 국회는 간섭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 의원내각제란 놈이 매우 낯설죠. 

의원내각제 시작은 영국입니다. 영국 역사를 살펴 보면 의원내각제 이해하기 쉽습니다. 헌데, 이 영국 역사를 정리한다는 것이 또 여러모로 무리입니다. (여기서 다 나누기에는)

해서, 영국 역사를 짜집기하여 (영국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 가상의 나라 이야기로 들려드릴게요.

그 나라 이름은

엥그리 랜드. 절대로 잉글랜드 역사가 아님.

옛날 옛적에 엥그리랜드라는 섬나라가 있었습니다. 그냥 그렇다고 할게요. 이 섬나라는 유럽 서쪽 끝에 있는 나라였어요. 잉글랜드가 떠오르지만, 우연일겁니다.

엥그리 랜드는 왕의 힘이 매우 약했어요. J라는 왕이 있었는데, 이 양반은 왕이 되고나서 이를 그르르르 갈았습니다. 다시 왕권이 강해지길 바라면서, 이를 그르르르 갈았습니다.

J 왕은, 슬슬 귀족들을 압박하기 시작했어요. 세금 내놔라, 내 말들어라. 기어라, 눈깔아라.

엥그리 랜드에는 귀족들의 모임이 있었어요. 이 모임을 '의회'라고 불렀습니다. 귀족들은, 왕에게 찾아가 짜증을 부립니다.

"왕이시여. 선대 왕부터, 나라 일을 결정하실 때는, 예의상이라도 귀족들의 모임인 의회를 열어서, 의회의 의견을 받아 들이는 것이 오랜 전통일진대, 어찌하여 왕께서는 우리 의회를 쌩ㄲ시는 것이옵니까"

귀족들의 짜증에, 더 짜증난 J 왕은 귀족들을 협박하기 시작합니다.

"네들 까불면, 내 친위대 풀어서, 다 쓸어버린다? 이제부터 나는 옆나라 프랑스 왕처럼 강한 권력자가 될거야"

귀족들은 이대로 굴복하기도 싫었습니다. 그런데, 왕 친위대 힘이 너무 강해 귀족들이 어떻게 해볼 염두가 안 났습니다. 그러다 힘좀 쓰게 생긴 사람들을 물색합니다.

"야야, 지금 유럽 쪽에서는 오륀지가 날라다닌다는데?"

"오륀지? 감귤 아저씨야?"

"3덜란드 짱인데, 이 양반이 또 한 싸움 한다네?"

"그래? 그런데. 그 사람을 우리편으로 만들 수 있을까?"

"J 왕 딸이 오륀지에게 시집갔쟎아?"

그러니까. 상황을 정리하면, 귀족들은, J 왕의 사위에게 엥그리 랜드를 접수해달라고 부탁하려는 겁니다. 우리 눈으로 볼때, 콩가루 집안 되는 겁니다. 

"순순히 응할까? 장인 어른을 치는 건데?"

"명분이야 대충 둘러대면 되는 것이고. J몰아내주면, 엥그리 랜드 왕 시켜준다고 하면 되쟎아"

"J 보다 더한 놈이면 어쩔려고?"

"어차피, 오륀지에게, 엥그리 랜드는 코딱지만한 땅이라고. 그 오륀지라는 사람. 유럽 전체를 야금 야금 먹고 싶어하는 야심가라서, 엥그리랜드에는 별 신경 안쓸거야. 그리고 그 사람도 손해 볼 것 없지 뭐"

그리하여. J의 사위, 오륀지는 영국 침공을 결심합니다. 깜짝 놀란 J 왕은 후다다닥 도망갑니다. 

-사진은 그저 우연일 뿐입니다 - 



J의 딸과 J의 사위는..... 패륜 드라마(어디까지나 , 우리 시각에서)의 완성을 '공동왕'으로 마무리합니다. 왕이 두명인 것이죠. 

아무래도, 당시, 여자 보다는 남자에게 실질적인 권력이 있었습니다. 귀족들이 왕에게 뚜벅 뚜벅 걸어갑니다. 

"왕이시여. 어찌하옵니까. 엥그리랜드의 음식은 입에 맞으신지요"

"지금 나보고 니네 나라 음식을 논하라는 것이냐, 쓰레기를 논하라는 것이냐"

" 아하하 . 익히 소문을 들으셨군요. 엥그리 랜드 음식에 대해서 말압니다 어허허허허. 그나저나 왕이시여. 저희 덕에 왕되셨는데, 저희 말 잘 들으셔야죠?"

"그러든지"

"앞으로 말입니다. 세금을 더 걷으시려고 하시거나, 외국이랑 뭐 전쟁을 한다든가, 이런 큰일을 하실때에는, 저희 귀족들의 의견을 좀 들으시고"

"알았어. 니네 시킨대로 하지 뭐"

이렇게. 귀족들의 모임인 의회의 발언권은 강해집니다.

그당시 엥그리 랜드는, 세금을 얼마 걷을까 말까, 전쟁을 할까 말까, 이정도만 신경써도 나랏일에 큰 결정거리(걱정거리)가 없었습니다. 세금을 얼마 걷을까, 를 의회 허락(의견)을 받고 해야 한다는 말은, "법"을 의회가 만들겠다는 것과 별반 차이 없었다는 거죠.

의회가 입법권(법을 만드는 권한)을 제대로 차지하게 된겁니다. 점점 발언권이 높아져 가던 의회는, 왕에게 이래라 저래라 명령조로 슬슬 말하기 시작합니다. 어차피 오륀지는 엥그리랜드에 별반 관심이 없었으니까요.

헌데, 오륀지도 슬슬 귀차니즘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저 큰 유럽대륙에 신경 써야 하는 판국에, 요 조그만한 엥그리 랜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일일이 신경쓰기 귀찮았거든요.

거기다 한 술 더 얹어서. 오륀지 아저씨는 엥글리시(잉글리시 아닙니다 에헴)가 서툴렀습니다. 자꾸 의회에서,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 하니, 귀찮음이 더더 커졌습니다.

http://blog.ohmynews.com/sugutapa21/458662

그러던 어느날

"야! 의회 니들 다 모여봐"

"예 전하"

"나좀 귀찮게 하지 말아줘"

"전하, 나라를 운영하시는 전하께서 어찌 그런 말을 하시옵니까. 이 나라 군대를 운영하시고, 다리를 놓으시고, 세금을 직접 걷으시고, 학교도 지으시고, 우체국도 운영하시고 미래창조 기획부도 운영하시고, 보건복지부도 운영하시고, 여성가족부도 운영하시고, 농림수산식품부도 운영하시고, 좌우지간 우리가 국가가 하는일,이란 일은 다 하셔야 하는 전하께서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옵니까"

엥그리랜드는, 매우 앞서가는 나라였다, 고 칩시다.

"야야야 귀찮다고. 나 유럽 대륙에 신경쓰고 싶단 말이야"

"어허. 전하 그러지 마시고, 이번에, 기획재정부 장관 새로 뽑기로 하신 것 부터 어서 마무리 해주시고, 저쪽 숫컷들랜드 아파트 재개발도 기왕이면, 좀더 세련된 정책으로 임해주시옵고..."

"아 , 됐어! 그것도 니네가 알아서 해버려!!"

여기서, 오륀지 왕은 폭탄 발언을 해버립니다.

"전하 잘 못들었지 말입니다?"

"아, 몰라, 몰라, 법도 니네가 만들고, 그 법 갖고 죽을 쑤든 밥을 쑤든, 그것도 집행도, 일처리도 니네가 다 해버려"

어라? 귀족들은 입술이 실룩 실룩 거리는 것을 참고, 다시 귀를 의심합니다. 입법권(법을 만드는 권한)은 진작에 뺏어 왔는데, 지금 이 왕 아저씨가 하는 말을 들어보니, 행정권(실제로, 나라를 운영하고, 세부적인 정책을 세우는 권리)마저 우리에게 준단 말인가? 리얼리?

"전하. 그 무슨 말씀이옵니까.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전하 아니옵니까. 전하가 짱을 먹고 전하가 뽑은 신하들이 뭉쳐 있는 행정부는 어찌하란 말입니까. 행정부가 실상 이 나라를 다 돌리올진데, 그 행정부의 짱이신 전하께서 행정부 일을 안하시겠다니요?"

"아, 몰라, 안 한다고. 니네가 다 알아서 해먹으라고"

상황을 정리하면 이렇게 됩니다. 아주 예전에는, 왕이 그냥 여봐라 명령을 내리면 그것이 법이 되었겠죠? 그렇죠 입법권도 왕의 것.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다리깔고, 학교 짓고, 세금 걷고, 범인잡고 하는 '행동'도 왕이 지휘했습니다. 실제로 나라를 운영하는 권한, 즉 행정권 역시 왕이 갖고 있는 것이었죠. 

그러다, 명예혁명 이후 의회는 입법권을 가져왔습니다. 헌데, 지금 왕은, 행정권마저 의회에게 준다고 하는 것이니, 상황이 아주 재밌게 돌아가게 된거죠.

엥그리랜드는 현재 스코어

엥그리랜드 짱 (국가원수) - >왕

나라를 운영하는 권한(행정권)의 짱 -> 왕

나라 운영할 때 가이드 라인과 규칙을 제정하는 권한(입법권) ->의회-국회-입법부

이 상황이었는데, 지금 오린지 말대로 하게 되면

국가원수 - 왕

행정권, 입법권 모두 -> 의회-국회-입법부

이렇게 바뀌게 되는 겁니다. .의회가 입법권에다가 행정권까지 차지하게 되는 것이지요.

"전하. 너무 좋사...오긴 한데... 헌데... 그 왕이시여, 사법권은 어찌할까요?"

"몰라. 그것도 니네가 가져가"

"옴마마마. 증말요? 증말요? 꺄악~~~~"

대.충.격. 입법권으로 모잘라, 행정권으로도 모잘라, 사법권까지?????? 의회 귀족들은 덩실 덩실 춤을 추게 됩니다.

엥그리 랜드는 어떻게 될까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