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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청소년 친구들의 진로 탐색 풍경을 살펴 볼게요. 아마 남일 같지 않을 겁니다. 우선 여학생들의 풍경을 살펴 볼까요. 중학교를 지나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그리고 고1 끝, 또는 고2 끝이 다가오게 되면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왜 불안한지 뭐때문에 불안한지 모른채로 계속 불안해 합니다. 그러다가 성적표를 집어듭니다. 또 불안합니다. 나오는 것은 깊은 한숨 뿐입니다. 성적표를 보고 자신이 갈 수 있는 대학을 살펴 봅니다.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자기 자신이 너무도 미워집니다.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왜 이럴까 나는. 나는 도대체 뭐가 될까. 불안하죠. 앞이 보이지가 않습니다. 입에는 늘 망했다, 를 달고 사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점수에다가 학교, 학과를 짜 맞추어 봅니다. 이길이 정말 내 길이 맞나. 이 선태기 정말 옳은 선택인가. 별 다른 대안이 뾰족 생각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는 결국 계속 불안해 합니다.


여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오는 순간 자기 자신을 미워하고 학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나는 안될까 안될까 안될까. 차라리 아무 생각없이 노는 저 아이들처럼 재밌게 놀기라도 했으면 말이라도 않지. 한다고 열심히 했는데도 왜 나는 안될까 왜 나는 안될까 불안하기 만합니다.



남학생은 어떨까요. 혹시 이러진 않나 싶습니다.


롤이나 하련다.

롤이나 하련다

롤이나 하련다

남학생들 중 꽤 많은 아이들이 진로 탐색에 대해서 아~~ 무 생각 없이 청소년 시기를 보냅니다. 그런데 실은 아무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아무 생각이 없으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참 우습지요. 아무 생각을 안하려고 노력한다니요.



 모든 남학생 친구들이 이러진 않을 것이지만, 아무래도 여학생들에 비해 남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걱정이 한걸음 나아가려다 두둑 하고 멈추는 느낌이에요. 여기서 한발자욱만 이겨내서 더 고민 걸음 내밀어 보면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시작될 수 있는데, 거기서 딱 멈추고는, 고민을 잊기 위한 의식에 들어가는 것 같아요. 게임, 게임, 만화, 게임, 만화, 축구, 축구. 이 모든 것이 종합적으로 믹스된 축구 게임, 축구 게임. 내가 못할 것 같으면 인터넷 방송. 고민할 시간을 스스로 빼앗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의 진로 탐색은 분명히 뭔가 잘 못 되었습니다. 여학생이건 남학생이건, 저 위에 일반화 시켜버린 틀 바깥 쪽에서 다른 고민을 하고 있건. 우리 사회 청소년들의 진로 탐색은 분명히 무언가 잘못되어 있습니다.


기본 틀은 이렇습니다.


1. 뭘 하든, 전문직에 가까운 직업을 택한 뒤에


2. 무조건 성공한다.


3.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흥미와 적성을 찾아내어서


4. 좋은 대학에 들어간다.


5.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공부를 잘해야 한다. 성적이 높아야 한다.


6. 성적이 높기 위해서는 수학을 잘해야 한다.




틀이 갖춰지면, 이제 현실을 돌아봅니다.


1. 난 수학을 못한다.


2. 난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없다.


3. 난 좋은 직업인이 될 수 없다


4. 난 망했다.

이런 틀에 잡혀 있으니 무슨 진로 탐색이 되겠습니까. 결국 진로 탐색이란 성적순에 따라 좋은 놈 나쁜 놈으로 줄 세우기로만 느껴질 뿐입니다. 이것이 우리네 슬픈 현실입니다.


진로 탐색 자체가 우울증을 유발하는 것만 같습니다.    우리 머리와 가슴속에 들어있는 '진로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