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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원작_광장_최인훈_작‬

<가장> ‪#‎원작_광장_최인훈_작‬
#패러디문학관

설득자는, 앞에 놓인 내신 서류를 뒤적이면서,
"특목고라지만 막연한 애기요. 일반고보다 나은데가 어디 있겠어요. 특목고에 가본 선생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지만,

특목고에 가봐야 일반고 아이들이 그나마 인성은 낫다는 것을 안다구 하쟎아요? 안선생이 지금 가슴에 품은 상처들은 나도 압니다.

일반고 문과 슬럼화 현상이 여러가지 모순을 가지고 있는 걸 누가 부인합니까?


그래도, 이 일반고 문과는 아이들이 그래도 좀 순수하쟎습니까? 일단 학생은 인성이 소중한 것입니다.


당신은 거친 일반고 문과에서만 근무하다 보니 다소 왜곡된 학교관을 갖고 있겠지만..."



"특목고..."


"허허허,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같은 교사로써, 특목고를 가나 여기에 있나, 뭐 혹은 다른 여고나, 우리가 생각하는 평.범.한 고등학교로 가든 별 차이가 없고,


또 제가 안선생 같은 사람은 그냥 계속 일반고에 있는 것이..."


"자공고"


"당신은 일반고 학생들을 위한 책까지 쓴 사람입니다. 일반고 학생들은 지금 당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위기에 처한 일반고 오브 더 일반고를 버리고 떠나 버리렵니까?"


"특성화고"


"잘 나가는 교사들 대부분은 좋은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죠.그리곤 자신이 좋은 학교에 근무하고 있다는 것을 망각하기 쉬운 법이지요.

그게 스탠다드인줄 아니까. 압니다. 당신이 피해의식에 사로 잡혀 있다는 것을. 그런데, 당신 한 사람을 잃는 건 자기가 잘난줄 아는 교사 열을 잃은 것보다 더 큰 민족의 손실입니다.


안선생은 아직 젋습니다. 우리 학교에는 할 일이 태산 같습니다.


나는 당신보다 약간 더 괜찮은 학교에 근무했다는 의미해서 같은 교사로서 충고하고 싶습니다.


지금 학교 말고, 일반고인데 실상 일반고가 아닌 것 같은 그런 일반적이지 않은 일반고에 가는 것까지 내 이해해도 ......
낯선 특목고에가서 고생하느니...



그쪽이 당신 개인으로서도 행복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나는 안선생을 처음 봤을 때, 대단히 인상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뭐 어떻게 생각지 마십시오. 나는 뭐랄까 연예인처럼 여겨졌다는 말입니다.


만일 일반고 오브 더 일반고로 돌아오는 경우에, 예전처럼 다시 뭔가 해볼 용의가 있습니까? 어떻습니까?"



안선생은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살피듯 기억해 본다. 한층 가락을 낮춘 목소리로 혼잣말 외듯 나직이 말할 것이다.



"여고,

기초자치 단체 이름 들어간 학교,

광역자치 단체 이름들어간 학교

고3 수업시간에 3분의 1이상이 눈 떠 있는 학교

일베 욕한다고 교사 찌르는 아이가 적은 학교

교사에게 욕하는 학생이 적은 학교

청소 벌을 주면 청소하는 학생이 반 이상 되는 학교

공부를 못해도 삶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관을 가지려 노력하는 아이가 있는 학교

모여라 하면 모이는 아이들이 반정도는 되는 학교

한 아이 콕 찝어서 왕따시키자고 말하는 아이가 좀 적은 학교

복도에서 담배를 피지 않는 학교

아무튼, 뉴스에 나오는 그런 일반적인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