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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터 여행 - 시베리아 계절풍 부는 해안선> 원작_자전거여행_꽃_피는_해안선_김훈‬


제주도의 북동 쪽, 성산 일출봉 해안선에 중국 관광객이 많았다. 건물도 팔고, 땅도 팔았다. 이 지역 주민들의 선택인가 보다 했다.

스쿠터는 길 위에서 여름과 겨울을 났다. 여름에는 백옥 피부는 떠올릴 수 없었고, 겨울에는 내가 도대체 왜 이러는가 믿어지지 않았다. 아마도 미친게지.

다 지나오고 나도, 지아온 길들이 아직도 거기에 그렇게 뻗어 있는가하고 느끼는 것은 겨울 스쿠터요, 다시 가야할 새로운 길은 여름 스쿠터 투어다.

겨울길 스쿠터에는 갖고 온 모든 옷을 입어야 한다. 티셔츠 위에 긴팔 티를 입고 그 위에 폴라 티를 입고 그 위에 스웨터를 입고 그 위에 바람 막이를 입고 그 위에 점퍼를 입는다. 팬티를 입고 그 위에 내복을 입고 그 위에 청바지를 입고 그 위에 츄리닝 바지를 입는다. 몸이 무거워지면 길은 조금 가까워 보인다. 그 촘촘한 옷 사이 사이로 피몰아 치는 제주 바닷 바람을 마시며 해안선을 따라 다릴 때, 온몸의 핏줄이 좌심방 우심실을 쥐어 짠다. 그것이 겨울 스쿠터다.

제주 공항 앞에는 스쿠터 가게들이 꽃무리처럼 모여 피었다. 겨울은 비수기라 여기 저기서 가격 할인 이벤트를 벌였고, 여름 스쿠터 기록이 남은 나는 따블로 할인 받았다. 칼 호텔 근처 국수집들은 그 경계선이 흔들리는 봄의 대기 속에서 풀어져 있듯, 해처리가 땅을 심듯 점점 늘어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