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아도 폭우 속 한우 고기는 먹고 싶었어
체벌이 있던, 그 시절의 학생부 징계 담당 교사의 기억.한우가 익어가고 있었다. 불판 위에 널브러진 포유류의 조각난 사체. 나는 그것을 보며 '보상'에 대해 생각했다. 학생 생활지도 연구 학교인지 실험 학교인지, 아무튼 그 알 수 없는 타이틀 덕에 소모된 나의 에너지를 이 단백질 덩어리로 보상받으려 했다. 초임 교사는 가난했다. 그 시절, 한우는 닿을 수 없는 이상향, 그림의 떡이었다.한우가 익었다. 불판 위에 곱게 피어오른 회색 꽃잎이 나를 불렀다. 장유유서. 유교 사회의 룰은 명확했다. 찬물도 위아래가 있다면 뜨거운 한우는 말할 나위도 없었다. 교육청 아저씨들과 학생부장이 먼저 젓가락을 들면, 그다음이 내 차례라고 생각했다. 학생부장이 쿨하게 소주병을 땄다. 창밖은 거친 빗소리. 완벽한 BGM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