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용봉탕 조리법을 검색했다. 조회를 마치고 교실 문을 나설 때, 반 아이가 내 눈치를 보며 내게 조용히 말을 걸었다. "선생님. 저... 오늘 가져오려 했는데 못 가져왔어요..." "뭘 안 가져왔니?" 아이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여섯 글자를 내게 들려주었고, 나는 핵폭탄 여섯 개를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출생신고서요." 출. 생. 신. 고. 서. 요. 핵폭탄 여섯 개가 불러온 낙진이 전두엽을 지나 좌심방 우심실을 거쳐 좌뇌와 우뇌의 활동을 정지시켰다. 다행히 담임 교사의 얼굴 근육은 1밀리의 미동도 없었다. 표정을 감춘 것이 아니라 표정을 짓지 못했다. 사고가 일시적으로 정지되니 표정도 멈췄다. "아..." "출생신고서 바로 가져오려했는데 깜빡했어요." "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