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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야기에는, 시작이 있다. 


샘과의 뜨거운 잔소리 수다를 나누기에 앞서 우리가 한번씩은 짚고 넘어가면, 그거 자체만으로도 피가 되고 살이되고, 너와 내가 이어지는, 우리가 소통하는 기본 빌드가 된다. 너에게 들려줄, 삶에 있어서, 



실전 매뉴얼이 될 샘의 핫-소리는 사실 여기, 프롤로그에 던진 말의 곁가지들이요, 앞마당 멀티요, 제 5보급창고 되겠다.(뭔 말인지 잘 모르겠다면, 옆자리 남정네 친구에게 물어보세용). 



그러니, 후루룩 페이지 넘기지 말고 여기서부터 일단, 차근히 읽고 넘어가주길, 심하게 바란다.

# 네 인생의 기회비용.

모든 선택들이 모여, 나, 를 만든다.

모든 선택에는 기회비용이 따른다. 선택과목으로 경제를 선택한 친구 뿐 아니라, 중학교, 고등학교 사회 시간에 듣게 되는 단어. 기회비용. 한번 쯤은 들어봤겠지만, 워낙 불철주야 국영수과음미체사외창특에 열중 하시느라 기억 안날 너를 위해 간단하게 설명해 줄게. 



기회비용이란, 우리가 뭔가를 선택 했을 때, 그 선택의 기회를 얻기 위해 치러야할 대가를 말해. 대가, 라고 하니까 돈을 내는 것만 생각할텐데, 기회비용에는 돈도 포함되지만, 무엇보다도, 네가 선택하지 못했던 것들을 선택했을때 얻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기회비용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볼게. 네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상상해봐. 아르바이트는 시급이, 무려 만원이다. 그런데 이 아르바이트는 네가 하고 싶으면 하고, 그냥 쉬고 싶으면 쉬어도 되는, 아주 자유로운 아르바이트라고 상상하자. 어느날, 이성 친구에게서 전화가 띠리리링 왔어. 



영화 한편 보러가재. 얼싸구나 기분 좋으려 하는데, 돈은 네가 다 내라, 아 그 소리 들으니 화가 날려고 하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요 최근 데이트에서는 이성친구님께서 다 내셨다는게 기억났어. 그래, 이번엔 내가 한번 데이트 비용 지불해 주자하고 마음 먹었어. 



사장님께, 저 영화 딱 두시간만 보고 다시 올게요, 상큼하게 말씀 드리고 극장을 향했어. 극장까지는 순간이동이라고 치자. 그리고 둘이 만나자 마자 바로 극장으로 들어가는 거야. 그냥 그런줄 알아. 극장비용은 1인당 2만원이라는군.



 자, 영화를 볼까, 그냥 알바를 할까 고민하다가 영화를 보기로 선택했지? 그렇지. 너의 선택은 영화를 보는 것이였어. 그러면 영화를 보기 위해 네가 치른 대가는 무엇일까, 그것을 꼼꼼히, 그리고 천천히 생각해 보자구. 4만원입니다, 그렇지. 


일단 당장 눈앞에서 치른 대가는, 너의 피 보다 더 소중해 보이는 4만원이겠지. 그런데, 정말 4만원뿐일까? 이제 기회비용을 공식으로 써줄테니, 다시 찬찬히 생각을 해보자구.

기회비용 = 명시적 비용 + 암묵적 비용

아, 여기 저기서, 시작부터 어려운 이야기만 하는 것인가요, 푸념을 늘어놓는 소리가 들린다. 기다려봐, 천천히 설명해 줄게. 명시적 비용이란, 당장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야. 


그래서, 눈에 아주 확, 한번에 알아보기 쉬운 비용을 말하지. 어려운 단어 아니었다고. 긴장하지 마시고. 암묵적 비용이란 눈에 잘 안보이는 비용을 말해. 요거는, 네가 그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얻을수 있었던 이익을 말하지. 


그니까, 지금 같은 경우에는, 영화를 보러가지 않았더라면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은 무엇이었을까? 그렇지 두시간의 알바 시급, 2만원이었을거야. 정리하면, 영화를 보러 간다라고 선택한 것의 기회비용은?



기회비용 = 당장 주머니에서 나간 돈 + 다른거 했었으면 얻을 수 있었던 거



영화선택의 기회비용 = 4만원 + 2만원 = 6만원



6만원이다. 영화보는 거의 기회비용은, 극장비용만 달랑 계산한 4만원이 아니라, 그 시간에 영화 안보고 벌 수 있었던 알바 시급 2만원을 더한 6만원이었다는 거지. 느낌이 잘 안오지? 그러면 이런 예를 들어볼게. 엘범을 발매했다 하면 1년에 무조건 100억원씩 쓸어 담는 댄스 가수가 있다고 치자. 이 가수가 어느날 댄스 가수를 그만두고 1억을 투자해서 트로트 가수로 변신 했어. 



1년 뒤에 음반 판매로 1억 천만원을 벌었어. 이 사람은, 우왕 천만원이나 더 남겼으니 나는 이득 봤당, 이러고 있으면 넌 뭐라 그럴래? 이 사람한테 이득 보셨네용 님아, 라고 할래? 아니지? 뭔가 이상하지? 이 사람 그냥 댄스 가수 했으면 100억원 벌었을 텐데, 굳이 트로트 가수로 전업해서 달랑 천만원 밖에 못 벌었으니, 



어때 손해 본거 같지? 맞지? 선생님, 이 사람은 트로트의 영혼을 담아, 그 안에서 즐거움을 느꼈으면 된거 아니겠습니까, 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우선 금전적인 것만 생각해 보자 이거지. 계산해볼까?

트로트 가수 변신의 기회비용 = 당장 투자금 1억원 + 그냥 댄스가수 했으면 벌 수 있었던 돈 100억원 = 101억원이야.

이제 조금 감이 잡히지? 우리가, 어떤 선택을 했을 때, 그 선택이, 아이고 참으로 잘하신 선택이에용, 하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이 댄스 가수가 트로트 가수로 변신했을 때(다른거 계산하지 말고, 돈만 생각해 봤을때), 정말 잘한 선택이에용, 하는 소리를 들으려면? 그렇지 적어도 그냥 트로트 가수 했을 때 이상의 돈에다가, 트로트 음반 만들려고 들어간 돈을 합친거 이상(101억 이상)을 벌어야 잘한다는 소리를 듣게 되는거지. 대충 감이 오니?

합리적인 선택이 되려면

선택을 통해 얻은 이익 > 기회비용

이 공식을 머리 속에 팍팍팍 새겨 두자. 물론! 트로트 가수를 하면서 음악적 만족을 돈으로 얼추 환산해 봤을때 100억 이상이었다면? 그때는 그 사람의 선택이 합리적인 것이었겠지. 


전 지금 돈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기쁨을 느끼며 살아요, 라고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는 거겠지. 아까, 아르바이트 이야기로 돌아 가보자. 영화를 보러 가자 마음 먹었을 때의 기회비용은 얼마였다고? 



당장 나간돈 4만원에, 영화 안보고 아르바이트 했을 때 얻을 수 있었던 알바비 2만원이 더해진, 6만원이 기회비용이라 이거지. 그러면, 너는 알바 안하고 영화보러 갔을 때 얼마 이상의 이익을 얻어야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냐? 



그렇지, 6만원 이상의 만족을 느껴야, 합리적인 선택이지. 그렇다고, 이성친구에게 가서, 이보게 난 너와의 오늘 데이트에서 6만원 이상의 만족을 느껴야 하니 잘 좀 부탁한다, 라고 했다가 일어날 일에 대해서는, 딱히 책임지진 않으니 알아서 하도록

인생이란, 결국 선택의 연속

선택이란, 기회비용과 이익의 크기 재기

우리가 한 살 한 살 성숙해져가면서 부딪히게 되는 그 모든 삶의 조각들은, 언제나 너에게 물어본다. 너는 무엇을 선택할래, 라고. 친구와 화해하는 것을 선택할래? 



야간 자율 학습에 참석하는 것을 선택할래? 수학여행에 빠지는 것을 선택할래? 담임 선생님께 거짓말 하는 것을 선택할래? 수업시간에 늦게 들어가는 것을 선택할래? 친구와 노래방 가는 것을 선택할래? 



오늘 못다 이룬 레벨업의 꿈을 완성 시키는 거을 선택할래? 보충 수업을 빠지고 교회 수련회를 가는 것을 선택할래? 끝없는 선택들이 모이고 모여서, 너의 삶을 결정하고, 그 결정된 조각 조각이 모여서, 너라는 사람을 완성해 나가는 거야. 



말이 조금 어렵게 느낄수 있겠지만,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이다, 라고 증명할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이 어떤 선택들을 해왔는가로 알 수 있어. 독립 운동하신 분들과 친일파들을 생각해보자. 친일파들은, 이웃과 민족을 버리고 자기와 자기 가족만을 위한 선택을 했어. 



그래, 그 선택을 두고 우리는 그들을 친일파라고 부르지. 독립 운동 선생님들은, 자신의 편안함과 이익을 포기하시고 이웃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것을 선택 하셨어. 그 선택을 두고 우리는 그 분들을 독립 운동가라고 부르는거야. 그 사람의 선택들을, 그 사람이 누군지 말해줘.

다시 말하면, 네가 앞으로 선택하게 되는 그 모든 사소한 것들이 모이고 모여서, 네가 어떤 사람인지, 네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는지를 보여주는 거지. 



그 만큼 선택은, 매우 중요한 순간인거야. 함부로 선택해서는 안돼.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고민할 때는 우리가 지금 주욱 함께 이야기 했던 것, 바로, 선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이때 내가 감당해야할 기회비용은 무엇인지, 차분히,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해. 왜 중요하냐고? 방금 계속 이야기 했쟎아. 



그 선택들이 모여서, 세상 누구보다 소중한, 너, 라는 존재를, 나,라는 존재를 알게 해주는 것이니 말야. 얻게되는 것은 무엇이고, 감당해 내야 하는 기회비용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이젠 천천히 그 둘의 크기를 비교해야 하는 거지. 그리고, 선택은, 선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의 크기가 기회비용의 크기보다 커야하는 거지. 그게 옳은 거야. 



다만, 다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선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과 치러야할 기회비용 들을, 단순히 돈으로만 계산해서는 안돼. 우리가 흔히 쓰는 단어 중에, 가치, 라는 단어가 있지? 가치에는 여러 가지가 있어. 단순히, 물질적 가치인, 돈만 있는 것은 아니야. 



아까 트로트 가수를 다시 떠올려 봐. 만약 그 사람이 트로트 음악을 하면서, 진심으로, 온 맘으로, 트로트 음악을 하면서 100억 따위의 돈으로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그런 만족과 행복을 느낀다면, 우리는 그 사람에게 감히, 그 사람의 선택을 두고 감히, 잘못된 선택을 했다라고 할 수 없어. 




그리고 그 선택을 두고, 참 멍청한 사람이구나, 하고 평가해서는 안되는 거지. 독립 운동 선생님들의 선택을 한번 살펴볼까?

독립운동을 하기로 마음 먹었을 때의 기회비용 = 독립운동 자금과 체력, 그리고 자신의 생명 + 독립운동을 하지 않고 편하게 살았을 때 얻을 수 있었던 수많은 행복.

정말, 이분들의 기회비용은 말 할수 없이 너무 커. 무엇보다, 자신의 생명을 내 던지셨어. 그리고 그냥 편안히, 적당히 살아갔다면 얻을 수 있는 수많은 것들을 포기하셨어.



 자, 이렇게 해서 그분들이 얻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래, 나의 이득이 아닌, 내 이웃과 후손들에게 조국의 독립을 안겨주고 싶었어. 그것이, 이 분들이 자신의 생명을 버리면서까지 얻고 싶었던, 이익, 이었어. 그 이익이, 자신의 기회비용보다 크다고 생각하신 그분들, 우리는 한없이 존경하고 감사해야 하는거지.



자, 다시 너의 이야기로 돌아오자. 앞으로 너는 늘, 선택의 순간이 닥쳐 올 때마다, 사소한 선택의 순간이 올 때마다, 기회비용을 떠올려. 그리고, 그 선택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이 기회비용 들을 희생하면서 까지 얻을 가치가 있는 것이었는지 꼼꼼히, 차분하게 생각하길 바래. 




그리고, 그 선택과 선택들이 차곡 차곡 쌓여서 너를 만들어 간다는 것도 기억하길 바래. 알았지? 야자를 째고 도망가서 피시방을 갈 때의 이익과 기회비용은 무엇일까? 부모님께 언성을 높이며 화를 낼 때 이익과 기회비용은? 



지금 책상에 앉아 공부할 때의 이익과 기회비용은? 친구와 화해하고자 먼저 전화기를 들때의 이익과 기회비용은? 재수를 할 때의 이익과 기회비용은? 끝없는 선택에 대한 고민들, 그래, 이제 넌, 늘 선택의 순간에 네가 서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될거야. 



그리고 그 선택의 크기가, 선택의 책임이, 선택의 기회비용이, 선택의 모음들이 너에게 어떤 의미인지 조금씩 알게 될거야. 그 모든 선택에, 일단 해줄 말은, 



힘내라, 청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