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친구들과 고1 친구들을 위한 글만은 아닐거에요. 어쩌면 모든 친구들을 위한 이야기일지도 몰라요.문과, 이과 선택은 중국요리집에서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보다 훨씬 더 어려운 선택이죠. 그런데 요즘 많은 친구들이 별다른 고민없이 문이과를 선택하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된답니다. 그러면 안되는데.
융합 인재?
요즘 뉴스에 자주 나오던 그 말. 융합인재란 무엇일까요. 여러가지 미사여구로 꾸며보지만, 결론은 하나에요. 문과인데 이과적 마인드를 갖고 있거나 이과인데 문과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 문이과 모두 잘하는 사람. 엄친아. 딱 그겁니다. 아구구 힘들다, 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 한데요. 사실, 그게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문과와 이과를 구분해서 교육과정을 꾸리는 나라가 생각보다 정말 적습니다. 우리나라가 어쩌면, 매우 특수한 상황이기도 한 것이지요. 원래 문과와 이과 구분은 의미가 없었습니다. 예를 들면. 경영을 전공하는 사람이 회사의 돈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대출은 얼마인지, 매출은 얼마인지, 주식은 어떻게 변동되는지 모른다? 그러면 진정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반대로, IT 기업에서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인간들의 생활 패턴과 경제원리 철학을 모른 채 훌륭한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요? 답은, 절대 아니다, 입니다. 문과와 이과를 구분하는 것은 사실, 대학 전공에서야 나눌수 있는 것일지도 몰라요.
대학교는 여러 단과 대학으로 나뉘어져 있어요. 이를테면, 인문사회대학안에 철학과, 사학과, 심리학과,행정학과, 사회학과 이렇게 들어가 있지요. 그리고 문과 대학에 영문학, 불문학, 독문학, 국어국문학이,사범대학에 사회 교육, 음악교육, 미술교육, 국어교육과 이렇게 모여있겠지요. 자연과학대학안에 다시 생물학과, 물리학과, 화학과 이렇게 모여있을테구요. 공대안에 전기 공학과, 전자 공학과, 정보통신과 등이 있을겁니다. 그리고 또 여러 단과 대학들이 있겠지요. 굳이 그림을 그려보면, 인문사회대학, 문과대학 등이 문과로 구분되고 자연과학대학과 공대가 이과가 되겠네요.
문과 이과 구분은 사실, 대학교 가서나 의미 있는 것이죠. 스무살이 되어서도 자신의 전공을 딱 정하기란 사실 매우 어려워요. 그래서 대학에 따라서는 2학년에 과를 선택하게 하던 대학도 있었구요. 요즘엔 복수전공이라고 해서 자기 전공 과목이외에 다른 과목을 전공할 수 있게 해주고 있어요. 전과라고 해서 과를 옮길 수도 있답니다. 탤짱샘 대학 다니던 시절에도, 복수전공 전과하는 친구들이 많았답니다. 당장 선생님만 하더라도 일어 교육과에 입학한 후, 적성에 맞지 않은 것을 알고 행정학으로 전공을 옮기고 거기서 사회교사 자격증을 얻었답니다. 탤짱샘의 동기는 일어교육과로 입학해서 정보통신과로 전과를 하더니 지금 중견 기업에 취업해서 열심히 프로그래밍 중이에요. 문과에서 이과로 간 셈이죠. 해병대 후배는, 체육대학으로 들어가더니 경영학과로 옮기기도 했습니다. 그래요. 쉽지는 않겠지만 대학 입학후 과를 옮기는 것이 가능합니다. 문과 안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문과와 이과 이과와 문과에서 이동이 가능하죠.
자, 그러면 우리나라 고등학교 현실은 어떤지 한번 돌아보죠. 어떻죠? 중3 파릇 파릇 졸업식 마치자 마자 입학한 고등학교. 낯선 학교에 미처 적응하기도 전에 무슨일이 일어나던가요? 1학기 중간고사 언저리에 쑥 가정통신문이 나갑니다. 문과 갈래 이과갈래. 이과를 가면 물-화-생-지 중에서 뭘 들을래? 문과를 가면 사탐 여러 과목 중에 어떤 과목을 들을래? 아직 학교도 적응 안되었는데 미래를 결정하라고 물어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말은 어느정도 맞습니다. 문과 간 학생이 생물학과나 정보통신학과를 지원하기란 거의 힘들어 보이죠. 이과 간 친구가 역사학과에 원서 쓰기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구요. 문과 이과를 선택하라는 것은 고3때 어느 과에 원서를 넣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고, 그것은 곧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이냐 물어보는 것이지요.
대한민국 한정, 매우 중요한 선택입니다. 문과 이과 선택하는 것은 말이죠. 그런데 대다수 친구들은 이토록 중요한 문과 이과 선택을 너무도 쉽게 결정합니다.
그 기준은? 다들 동의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냥 수학입니다. 수학. 수학을 잘하면 이과 가고, 수학을 못하면 문과 가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요. 정말 너무 많아요.
그런데 그거 무척이나 위험한 행동입니다 . 대한민국 한정, 미래 진로와 꽤나 크게 작용하는 문이과 선택을 자신의 흥미나 재능이나 적성이 아니라 단순히 수학 때문이라니. 물론 여러분 기분 충분히 이해합니다. 이제 겨우 열여섯을 지나 열일곱이 되었는데 인생을 결정하라고 하니 얼마나 정신없겠어요. 그런데 말이죠. 여러분들도 반성할 것은 분명히 있네요. 그렇게 힘든 결정인 걸 알면, 신중하게 결정해야지 그냥 단순히 수학이 싫어서 문과 오고 사탐과목이 싫어서 이과 가는 것은 너무 하죠. 그런데 확실한 것은, 수학을 어느 정도 하는 친구들은 문이과 선택에 있어서 어느정도 안정적이라는 겁니다. 수학이 되니,문과 가도 좋고 이과가도 좋은 겁니다. 수학이 안되는 친구들은? 아무리 장래 희망이 과학자라 하더라도 문과를 선택하고 맙니다. 뭔가 관심 분야가 있으면 안되는 수학과학을 파고 들어가야 하는데, 그냥 수학이 안되니 아무데나 가자, 그리고는 남은 학창생활도 책상에 엎드려 보내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지고 있어요.
그러면 안됩니다. 절대로 그러면 안되요. 앞서 융합인재에 대해서 이야기 했죠? 이과적 마인드를 각진 문과, 문과적 마인드를 가진 이과를 찾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사실 그게 맞다고 앞에서도 이야기 들려 주었지요. 그런데, 한쪽이 부족하니, 그쪽을 포기하겠다는 발상은, 앞으로 스무살 이후의 삶에 대한 아무런 준비도 안하겠다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여러분, 고등학생이람면, 적어도 2년 9개월 후면 스무살이 된다는 뜻이에요. 더이상 어린아이로만 남아 있는게 아니라는 겁니다. 문과 이과 선택의 의미는, 대한민국 한정 그런 의미가 숨겨져 있단 말이죠. 그러면 도대체, 수학이 싫어서 문과를 가야만 하는 친구들은 어쩌란 말일까요. 그러면 도대체, 사탐 과목이 싫어서 이과를 가야만 하는 친구들은 어쩌란 말일까요?다음 시간에는, 이 두 질문에 대한 답을 함께 찾아 보려 합니다. 우선 중요한 사실 잊지 마세요. 세상은 융합인재를 원하고, 대학 입학 후 과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문이과 선택은 대한민국 한정 인생 진로 결정에 매우 큰 의미다. 일단 꼭 기억해 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