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샘, 저 문과 갈까요? 이과 갈까요?

(http://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8/89/Pure-mathematics-formul%C3%A6-blackboard.jpg)


오늘은 저번 시간에 이어서 문과 이과 선택하는데 고민을 갖고 있는 후배님들에게 현실적인 맨토링을 하려고 합니다. 저 질문에 대한 답은?

"몰라요. 그대가 알겠죠. 그리고 그대가 결정해야지요."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지금까지 주욱 문과 계열 과목과 이과계열 과목을 모두 배워 왔었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어느 쪽에 더 흥미가 있는지를 몰랐다는 것은, 자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살아온 것은 아닌가 반성해야 한답니다.


 백분 그대 마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항의하고 싶을지도 몰라요 ‘진로 교육도 제대로 안 해주고 바로 결정하라는 것은 나쁘다!’  그런데요, 진로라는 것은 본인 스스로 탐문하고 알아 보는것이랍니다. 학교에서 이런 저런 적성 검사도 많이 해주고 성격 테스트도 해줬답니다. 맞아요. 그 테스트 해 주는 선생님들도 별 의식없이 진행했을지도 모르고, 학교에서 이뤄지는 진로 교육, 적성 탐색 교육이 너무도 허술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본인 스스로에게 물어볼게요. 하루 하루 자신을 돌아보는 나만의 일기 얼마큼이나 써봤나요? 혹시 카카오 스토리나 페이스북에 모두가 함께 보는 '공개일기'만 주욱 써오진 않았나요? 오늘 하루 내가 느낀점, 내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나를 찾아 떠나는 연습도 함께 해왔는지 돌아보길 바래요. 문과 이과 선택하는데 왜 갑자기 나를 찾아 떠나라고 하냐구요? 문과 이과를 선택한다는 것은 2년 뒤 대입 원서를 작성할 때, 어떤 과를 지원할 것인지의 첫번째 관문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대학 졸업 후 어느 길을 걸어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첫번째 단추이기도 하구요. 

 내가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내가 어떤 것에 더 흥미를 갖고 있는지를 차분하게 분석할 줄 알아야 하기때문입니다.



직업의 세계는 얼마나 다양한지 알아 봤나요? 정보의 바다. 이젠 상투적인 표현이 되버렸지요? 내 손안에 정보의 은하계입니다. 핸드폰으로 게임, 메신저만 해봤지 진로 탐색, 자아 탐색 어플, 사이트는 얼마나 만져보았나요? 


학교 선생님에게 찾아가, 선생님 바쁘신 것 아시겠지만 저와 진로 상담해 주세요. 이렇게 구원의 손길을 몇번이나 내밀어 보았나요. 보다 다양한 교양과 상식을 쌓아 내 길을 찾고 나를 찾는 독서. 한달에 몇권 책을 펼쳐보았나요? 이 모든 것들이 차곡 차곡 쌓여서, 그대가 문과 이과 선택하는 길에 도움이 된답니다. 아무런 생각없이 살다가, 헉 하고 닥쳐서 문과 이과 선택하는 것은 옳지 않은 행동입니다.


시간에 쫓기는 그대를 위해 두가지 원칙을 설명해 드립니다. 적어도 이 원칙만은 반드시 지켜서 문과 이과를 선택하길 바랍니다.


1. 수학이 싫다고 문과를 가지 마라.

2. 사회와 국어, 영어가 싫다고 이과를 가지 마라.

 

이거 확실한 이야기입니다다. 이유는 다시 두가지로 나뉩니다. 첫번째 이유는 문과는 수학에서 변별력이 발생합니다. 이과는 영어와 국어에서 변별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인 입시 문제이지요. 문과 친구들은 대다수 수학이 약합니다. 대신에 나머지 국어와 사탐에 강세를 보이지요. 모두가 그렇기 때문에 수학에서 점수가 갈리게 되는 것이랍니다. 이과는 반대로 전반적으로 수학과 과학이 잘 따라줍니다. 영어와 국어에서 점수가 갈리기 때문이지요. 이것이 바로 수학이 싫다고 문과 가면 안되는 이유이자 사회 국어 영어가 싫다고 이과가면 안되는 첫번째 이유입니다.


이 첫번째 이유에서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국어 영역 문제를 한번 펼쳐보세요. 앞 몇문제 뒤 몇문제는 분명 국어시간에 배운 것들이 가득일겁니다. 문학, 문법, 고전 등등. 그런데 중간쯤에는 갑자기 과학 상식이 나오고 수학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게 도대체 어떤일일까요? 영어 지문을 펼쳐보니 역시나 과학이 나타납니다. 그렇습니다. 말이 국어 영역이지, 한글로 씌여진 모든 영역을 다루는 것이 국어영역입니다. 우리가 비문학이라고 부르는 파트에서는 그토록 싫었던 수학 과학이 툭 툭 튀어나옵니다. 아시겠죠? 단순히 수학이 싫어서 문과를 선택하는 것은 입시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별반 다른 말이 아닙니다.


두번째 이유는, 이과의 경우 대학에 진학하게 되면 전공 서적이 거의 원서로 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네, 생각보다 많은 대학이 그런 현실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이과는 그 과목 특성상 외국에서 나온 이론 들을 주로 공부하게됩니다.. 그런데, 이 공학 도서 들이라는 것이 온갖 ‘영어로 된 명사’(그러니까 한국말로 번역하는 거 자체가 불가능한 것들)이 많습니다. index table라든가 Cogging Torque과 같은. 이건 한국말로 번역하는 것이 더 이상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번역 자체를 꺼리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더욱 영어 공부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앞에서, 융합 인재 이야기 했었지요? 이제는 이과적 기술을 가진 인재들에게서 인문학적 소양을 요구하는 세상입니다. 역사 의식, 한자 실력, 사회 시사 상식, 글쓰기 능력, 말하기 능력, 예술적 소양. 다소 어렵게 느껴진다면 인문학과 이과 계열 학문의 융합을 주장한 (조금은 과대 평가되기도 한) 스티브 잡스의 기업 철학을 떠올리면 된답니다.


문과의 경우 가장 많은 학생들이 지원하게 되는 전공은 경영계열, 사회복지 계열, 예체능 계열일 겁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무직과 복지계열 음, 미, 체 실기계통이겠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 쪽 계열에 가게되면, 대학 진학후 복병을 만나게 됩니다. 경영 수학, 경영 통계, 사회조사론, 사회 통계로, 체육과학, 기하학 등을 만나게 됩니다. 애네들의 정체는 이렇게 이해하면 됩니다. 돈과 관련된 일을 하는 영역은 반드시 수학적 사고가 필요합니다. 계산은 컴퓨터가 해주지만 그 계산까지 다가가는 연산 작용은 온전히 수학으로 단련된 수학적 사고력이 필요합니다. 모든 통계가 그러하구요. 미술이든, 체육이든 어느 지점을 넘어서게 되면 수학이 필요하게 됩니다. 특히나 물리 법칙이 매우 중요한 디자인 영역, 과학적 물리 법칙이 중요한 스포츠 과학 분야는 더더욱. 그래요. 문과적 직업에는 아이러니 하게 수학이 매우 중요하답니다.


어깨가 축 늘어질 것 같아 미리 위로합니다. 앞에서 말했죠. 그대도 융합인재가 될 수 있다구요. 자 모두가 함께 걸어가야할 '어차피 룰'입니다. 한번 고함 한번 치고, 현실 받아들이고 힘내서 갑시다. 이렇게 인정해버리고 나면, 문과 이과 선택에 보다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답니다. 적어도 가벼운 선택은 안할테니까 말이죠. 


모든 선택은 책임이 따릅니다. 그리고 그 선택과 책임이 모여 그대가 어떤 사람인지 증명한답니다. 힘냅시다 청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