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과목을 가르치고 배우는 4가지 이유
일반사회과목에서 다루는 분야는 크게 정치, 법, 경제, 사회학, 문화학(사회 문화)입니다.
정치 파트에서는 사회적 가치(돈, 명예, 권력 등)가 권력 기관 등에 의해서 어떻게 배분되는지에 대해 배웁니다.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헌법재판소 등의 권력 기관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 모든 시스템의 주인인 주권자인 국민의 권리와 책임에 대해 내면화합니다. 궁극적으로 주권 의식을 키워 온전한 민주 시민으로 양성해서 자신의 이익을 어떻게 구체화시킬 수 있을지 배웁니다. 이를 통해 가치판단, 사실판단,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경제 파트에서는 경제 주체(가계, 기업, 정부)의 경제활동(생산, 분배, 소비)에 대해 배웁니다. 경제 전체 시스템의 원리를 이해하여 한 사람의 경제 주체로서 합리적 의사 결정 능력을 기르게 하여 경제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경제인으로 성장하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경제적 상식을 바탕으로 현실 경제에서 벌어지는 기업의 행위, 소비자의 패턴, 정부의 경제 정책 등을 비판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사실판단, 가치파단,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으로 성장시키려 합니다.
사회문화는 조직, 집단의 역학 관계, 사회화, 개인과 사회의 관계, 사회의 구성, 조직 원리에 대해 공부합니다. 보다 체계적인 사회 인식 능력을 기르기 위해 사회 조사 방법론, 기능론, 갈등론, 상징적 상호 작용 이론, 사회 계층화 현상등을 함께 배웁니다. 문화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문화 전파, 문화 이해, 문화 창조, 미디어 문화 등에 대해 배웁니다. 이를 통해 사회 현상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사실판단, 가치판단,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법 파트에서는 전문적인 법 지식을 배우기 보다는 법이 존재하는 이유, 법을 지켜야 하는 이유 등을 공부하며 준법 정신을 기르며 올바른 법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공부합니다. 실생활에서 직면하게 되는 민법, 노동법, 교육법 등을 통해 법과 사회 현실에 대해 고민하며 합리적 사고능력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일반 ‘사회’ 과목을 가르치고 배우는 이유는 크게 4가지입니다.
1. 자기의 사회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2. 서로의 이익을 존중하고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3. 공동체(사회)를 더 좋은 모습으로 바꾸기 위해서
4. ‘사회’생활을 ‘잘’하는 민주시민이 되게 하려고
정치를 담당하는 기관, 사람들이 부당한 정치 행위로 자신의 이익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떠한 행위가 부당하고 정당한지에 대해 사실판단을 할 수 있다면 자연스레 옳다 옳지 않다라고 가치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판단 능력은 자연스레 정치가 내 생활의 일부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합니다. 주권자로서 자신의 이익을 어떻게 지켜나가야 하는지 알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사회적 이익을 위해 정치에 참여하는 자세도 기를 수 있게 됩니다.
경제 활동에서 노동자 근로자의 권리에 대한 상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경제적 권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경제 현상을 상식선에서 분석하고 여러 경제 정책들이 자신의 경제적 이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분석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됩니다.
조직의 운영 원리와 사회 계층 현상, 개인과 개인 사이에 발생하는 갈등에 대한 상식을 내면화 한다면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쟁점의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의 작동 원리를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내면화했다면 사회 갈등은 그만큼 더 줄어들 것입니다.
사회과-시민과- 학습 내용을 충실히 내면화한 사람들로 가득찬 사회를 꿈꿔봅니다. 민주 시민의식이 높은 사람들이 많을수록 그 사회는 보다 ‘나은’ 방향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몇몇 정권을 잡은 사람들이 나서거나, 유명인들의 캠페인으로 이 사회-공동체가 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회-공동체 구성원들의 민주 시민 의식이 높아지는 것이 그 답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민주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과목이 바로 사회과목입니다.
사회 과목은 단순한 암기 과목이 아닙니다.
독일의 초등학교 사회 수업(시민 교육)을 살펴봅니다.
독일 초등학교는 4학년제로 운영하는 학교가 많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흔히 저학년으로 부르는 학년까지만 운영하는 셈입니다. 독일 초등학생들은 사회 수업 시간에 다양한 ‘사회’ 모의 체험 수업을 받습니다. 모의 노사 교섭 활동을 통해 한번은 사측 대표로 한번은 노동 조합 대표가 되어 임금, 노동 근로 환경 협상 등을 경험합니다.
이 과정에서 독일 초등학생들은 항의 문서 만들기, 협약문을 체결하는 법,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여론의 지지를 끌어내는 법, 노동 조합원들에게 연설할 문서 작성하기 등을 배웁니다.
독일의 정부 형태에 대해 온전하게 습득하고 독일의 선거제도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독일의 정당들의 이념과 정책을 조사하고 분석하여 비판 또는 지지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우리가 사회 시간에 단순히 개념들을 암기하며 ‘나와 무관한 사회과’ 수업을 받는 동안 독일의 어린이들은 다양한 모의 체험과 토론을 통해 민주 시민 소양을 양성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 때 선생님은 가치 중립자 위치에서 학생들의 탐구 활동을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런 ‘사회’ 수업을 받으며 성장하는 어린이들은 정말 ‘민주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겠지요. 이러한 독일의 사회 교육(시민교육, 정치 교육)은 평생 교육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학교교육을 기본으로 독일연방 내에는 총 15개의 주정치교육원을 설립하여 독일 시민들에게 지속적인 정치 시민 교육 서비스를 지원합니다. 정당재단과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기업 등이 성인 시민 사회 교육을 담당합니다.
학교, 중앙 정부, 지방정부, 시민단체 모두가 하나가 되어 ‘사회(시민, 정치) 수업’을 평생동안 지속적으로 담당합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들 한명 한명의 주인 의식을 위한 노력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요.
하지만 우리네 사회 수업 시간은 어땠나요. 개념을 ‘교과서에 적힌 대로’ 알려 주고 그냥 외우게 합니다. 그리고 시험을 보지요.
그리고 잊습니다.
이후 중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고등학교 1학년 공통 사회 시간에도 반복됩니다.
결국 선택과목으로 ‘법과 정치’ ‘사회 문화’ ‘경제’를 선택하지 않는 아이들은 그대로 성인이 되게 됩니다.
한 나라의 주인인 민주 시민이라면, 이 나라의 최고 주권자로서 국가 운영 방향을 정할 참정권을 갖고 있는 유권자라면 몇가지 ‘상식’ 질문에 올바른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민주 시민, 유권자라면 그리고 아이들을 민주시민으로 양성해야 하는 교사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상식 OX 퀴즈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