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교육 연수원 강의 길. 열차 탑승구를 향해 느긋하게 걷고 있었다.
건장한 철도 경찰분께서 살포시 다가왔다.
"몇시 차 타시나요?"
친절하게 탑승구를 알려 주시려 보나 했다. 역시 관광 선진국 코리아!
"527 케텍스요."
내 이리 보여도 열차 번호까지 알고 있소 걱정 마세요, 표정을 담았다.
"잠시 검문 협조 부탁드립니다."
검문? 왜지. 왜때문일까. 학창 시절, "태일아 담쌤이 너 교무실로 오래." 그 비슷한 긴장감이 살짝쿵 좌심방우심실을 자극했다.
"저희가 선별적 검문 기간이라서요."
그러니까, 검문 받을만한 인상이었나 보다. 이런건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함께 근무하시던 다른 요원분에게 폰을 살포시 드렸다.
"저 좀 찍어주세요."
"네???"
요원분께서 흠칫하셨다.
"검문 받는 거 찍어 달라구요???"
"네. 추억하고 싶어서요."
"풋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검색대 통과 샷을 찍었다. 이걸로 부족하다.
"선생님? 저 이 분이 금속 탐지기 하시는 것도 네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셋ㅇㅣ서 한참을 피식피식 했드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