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메모리를 갖고 다니면서 잔망스러운 스트레스에 지쳤다면 듀얼 타입 USB로 바꿔야 한다.
: 샌디스크 울트라 듀얼 드라이브 럭스 USB Type C SDDDC4, 64GB 후기
듀얼 타입 USB의 장점은 두가지다. 파일을 쉽게 휴대할 수 있다는 USB 메모리의 본래 장점과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있는 파일을 서로 쉽게 주고 받을 수 있다는 편리성이다.
듀얼 드라이브 럭스는 크기가 작다. 물론 마이크로 SD 카드만큼 작은 크기의 USB 메모리 보다는 크다. 하지만 손가락 마디보다 조금 더 큰 크기는 열쇠 고리에 부착하기에 부담이 없다. 여기까지는 USB 메모리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기본 사양이다.
이 USB 메모리의 가장 큰 장점은 컴퓨터에서 많이 쓰이는 A 타입과 최근 스마트폰들의 통일 규격인 C 타입을 모두 지원한다는 범용성이다. 영화 파일을 메모리에 넣게 되면 컴퓨터에서도 재생이 가능하고 스마트폰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찍어둔 영상이나 사진을 메모리에 담아 다시 컴퓨터로 전송할 수 있고, 컴퓨터에서 담아낸 파일을 스마트폰으로 옮길 수도 있다.
기존에 사용하던 USB가 어느샌가 접촉 불량 오류가 떴다. 자동차 열쇠에 대롱 대롱 달고 다니는 동안 세월의 풍파에 단자가 닳아버렸다.
기왕 이리된 것, 스마트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C 타입 USB도 지원하는 메모리를 구매해보려 쿠팡을 뒤졌다. 필요는 발명을 낳는다는 말은 명백한 명제였다. 많은 업체들이 듀얼 단자 메모리를 판매하고 있었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했던가. 폐기 처분하려한 메모리 역시 샌디스크였다. 관리를 제대로 못한 내 잘못때문에 그 놈이 고장난 것이지, 샌디스크가 물건을 잘못 만들어 생을 마감한 것은 아니지 않던가.
듀얼 드라이브 럭스를 장만하고 나니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간밤의 공복이 주는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삶아 먹은 라면이 이제야 소화된 듯한 상쾌함을 누릴 수 있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고용량 영상을 메모리에 담아 컴퓨터로 전송하기 너무 편했다. 아무래도 진득한 영상 편집은 폰에서 하는 것보다 데스크탑 버전의 편집 프로그램이 수월했다. 파일 전송을 어떻게 할까 고민했던 나에게는 듀얼 드라이브 럭스는 도서산간지역의 위성 인터넷이요, 군대 훈련소에서 만난 초코파이와 같았다.
다만 OTG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점은 아쉽다. 다른 USB를 폰과 연결하거나, 폰과 컴퓨터를 연결할 때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점 역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OTG 젠더를 사용해 파일을 한번에 전송하는 속도보다, 폰에서 파일을 메모리로 옮기고 다시 이 파일을 컴퓨터로 옮기는 두번의 작업 속도가 더 빨랐다. 일은 두번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훨씬 효율적이었다.
스마트폰에 영상을 담아 컨텐츠를 즐기고 싶은 분들, 스마토폰의 영상과 사진 파일들을 컴퓨터로 옮기고 싶은 분들, 그냥 저냥 일단은 USB 메모리가 필요한 모든 분들에게 권한다. 게다가 싸다. 앞으로 두고 두고 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