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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을 폐지하면 국민 모두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다.>

5천만 모든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는 매우 간단한 정책이 하나 있다. 게다가 이 정책의 시행 비용은 0에 가깝다. 국민 행복 지수를 높이고 싶다면, 가성비가 극한인 그 정책을 즉시 도입해야 하지 않겠는가.

스승의 날을 폐지하는 정책 하나만으로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를 덴마크의 턱밑까지 간단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

[기념일의 의의]

국가는 특정 집단의 공로와 노고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기념일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국가는 모든 직업인을 기념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기념일이 있다는 것은 그 집단에게는 무척 영광스러운 일이다. 기념일을 맞이하여 '국민'들은 기념일의 주인공들에게 감사 편지를 쓰기도 하고, 나랏님들은 축하 인사를 보내기도 한다.

[매우 특이한 기념일]

하지만, 다른 기념일이 주인공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과 달리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기념일을 보내는 날이 있다. 이 특별한 기념일은 특정 집단의 공로와 노고에 감사하려 만든 날이 아니다.

이 기념일은 국민 모두가 합심하여 가념일의 주인공들을 오로지 짓밟아버리기 위해서 만든 날이다. 5천만 모든 국민이 특별한 기념 방법에 동참하니, 가히 이날은 국민 스포츠 축제라 할 수 있다.

이 기념일은 한국에서 '스승의 날'이라고 부른다.

[스승의 날. 국민 스포츠 축제일]

해마다 스승의 날이 다가오는 5월이 되면 모든 국민들은 교사 놈들의 자존감과 자아를 어떻게 하면 체계적으로 인수분해할지 깊은 고뇌에 빠지게 된다.

교사 놈들은 하나같이 모두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무지하고, 무기력하고, 무성의한 놈들이지 않던가. 그렇기에 이 땅의 정의로운 모든 국민들은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해마다 정의 사회 구현에 온 에너지를 소모한다.

국민의 혈세를 쪽쪽 빨아먹는 극악무도한 세금 도둑들에게 분노의 철퇴를 찍어 내려 정의를 실현할지 고민하느라 5월 내내 깊은 스트레스에 빠져야만 한다.

철밥통 무능 집단인 교사 놈들에게 일 년에 하루라도 날을 잡아 정신 교육을 거하게 치러주는 것도 분명 공정 사회 건설에 이바지하는 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과정에서 모든 국민이 불행해진다는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스승의 날이 국민 모두를 불행하게 만든다.]

스승의 날이 존재하기 때문에 행복지수가 극단적으로 떨어지는 이들은 크게 교육부, 언론인, 집에 인터넷이 설치된 '학교 밖 교육 전문가'들이다.

[스승의 날 때문에 교육부가 불행하다.]

우선 교육부는 해마다 스승의 날 시즌이 되면 교사놈들의 부정부패를 선제적으로 막아내느라 정신이 없다. 스승의 날을 맞이해서 학부모와 학생이 주는 유무형의 모든 물질적 뇌물을 받지말라고 교사에게 따뜻한 공문을 보내 훈화한다.

또 이 시즌을 맞이하여 교사놈들이 얼마나 고약한 놈들인지를 알려주어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학부모에게 단체문자도 보낸다.

교사놈들은 늘 돈만 밝히는 범죄 집단이기에 교육부가 이렇게 수시로 교화를 시켜야 겨우 사람 구실을 해내는 미물이기 때문이다.

[스승의 날 때문에 교육부가 힘들다.]

또 교육부는 교사를 '스승답게' 성장 시키느라 업무가 과중하게 되어 불행해진다. '스승'이라는 개념은 도라에몽의 주머니처럼 무엇이든지 해내야 하는 책임감을 내포한 단어다.

교육부는 국가 모든 복지 행정을 도맡아 해내고 말겠다는 강렬하고도 선진적인 부처 이념을 지키고 싶어 한다.

그리하여 교육부는 다른 부서가 해야 할 자잘한 업무들을 모두 가져와 '스승'에게 떠넘겨야 한다는 극심한 스트스레스에 빠진다.

그리하여 교육부는 해마다 5월 중순이 다가오면 '무관' 부처가 해야 할 일을 받아와 교사 놈들에게 몰아주기 위해 밤낮으로 과로에 시달린다. 복지부가 해야 할 일, 문화 관광부 해야 할 일, 여성가족부가 해야 할 일, 구청이 해야 할 일 등을 어떻게든 무능하고 무책임한 교사들에게 적선해주기 위해 헌신한다.

하는 것도 없이 국민의 혈세만 축내는 국가적 식충들에게 교육과 상관 없는 잡무라도 쥐어주어 밥값이라도 하게 해주려는 교육부의 황송한 은혜를 그 누가 모를까.

다른 부처의 고유 업무를 냉엄하게 빼앗아와 교사 놈들에게 선사하는 일은 얼마나 숭고하고 고된일인가. 스승의 날 때문에 교육부가 불행하다.

[스승의 날 때문에 언론인이 불행하다.]

언론인들은 또 어떠한가. 해마다 스승의 날 시즌이 다가오면 규격화된 기사를 복붙하여 쓰는 괴로운 일에 시간을 빼앗겨야 한다.

기사의 패턴은 이렇다. 우선 무능력한 철밥통 세금 도둑놈들 중에서 그나마 국민의 혈세를 덜 빨아먹는 교사 몇 놈을 골라 ,'참 스승' 타이틀을 씌워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교권이 땅에 추락했다는 기사로 우선 운을 뗀 다음, 이후 교사놈들의 입시 부정 사례를 쏟아내고, 학부모들의 원하는 교사의 모습과 이에 상응하지 못하는 교사놈들의 무능력한 모습을 대조하는 기사로 마무리한다.

가끔 교사놈들의 업무 시간 대비 월급과 연금을 심층 분석 보도하며 이 땅에 온전한 경제 정의 실현이 필요함을 강조하기도 한다.

기자의 본래 업무는 사회 곳곳의 진실을 파헤치고 정의와 민주주의 가치를 지켜내는 것 아닌가. 헌데 그러한 언론인들이 고작 미천한 철밥통 교육 노동자들의 삶을 들쳐내느라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니.

해마다 5월이 되면 기자들은 자신의 직업적 정체성과 자존감에 커다란 혼란을 겪어야 한다. 스승의 날 때문에 언론인들이 불행하다.

[스승의 날 때문에 '교육전문가'들이 불행하다.]

집에 인터넷이 설치된 학교 밖 '교육 전문가'들이 스승의 날을 전후로 받아야 할 스트레스는 또 어떠한가. 학교 밖 교육전문가들은 언론인이 쓴 교사 관련 기사에 일일이 댓글을 다느라 심각한 정서적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그들은 수십 년 전 자신이 겪었던 그 시절 교사, 학교의 모습을 기억 속 어딘가에 감춰둔 채 살아왔다. 얼마나 잊고 싶었던 악몽이었을까. 그런데 언론인의 수고 덕에 교사놈들 기사를 읽을 수밖에 없으니 PTSD에 걸리지 않을 수가 없지 않은가.

잊고 싶었던 그 시절의 학교 모습과 그 시절의 교사 모습이 오버랩되니 물 한 방울 묻히기조차 미안한 고운 손가락 관절에 굳이 에너지를 소비하며 분노의 댓글을 달게 한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은 극도의 정서적 소모를 불러온다. 교사 관련 댓글에는 기사 본문과 관계없이 자신이 겪었던 그 시절 학교 모습과 그 시절 교사를 고소 고발하는 폭로의 장으로 변한다. 잊고 살고 싶었던 과거의 기억을 꺼내는 고통을 왜 해마다 겪어야만 하는가. 스승의 날때문에 '집에 인터넷이 설치된 학교 밖 교육전문가'들이 불행하다.

[정책의 편익과 기회비용 그리고 행복지수]

모든 정책은 기회비용과 편익을 저울질하여 결정해야 한다. 스승의 날을 유지했을 때 얻을 편익과 이 불행한 날을 폐지했을 때 얻을 편익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구국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

스승의 날을 간단하게 없애는 것만으로 모든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다. 교육부는 무능한 교사놈들에게 다른 부처의 귀하디 귀한 본연의 업무를 물어다 하사해주는 업무에서 해방될 수 있다.

교사는 감히 ''스승'이라 불릴 수 없는 천한 존재들이며, 어디까지나 천박한 월급쟁이일 뿐이라는 것을 인정해주는 것만으로 교육부는 그간의 업무 분장의 스트레스에서 홀연히 벗어날 수 있다. 교육부가 행복해질 수 있다.

언론인은 이제 기자 본연의 삶에 집중할 수 있다. 올해 시즌에 발생한 교사놈들의 행적을 조사하여 소스만 바꾼 채 수년째 사용하고 있는 낡디 낡은 템플릿에 복붙하여 기사를 찍어내는 수치에서 해방될 수 있다. 언론인이 행복해질 수 있다.

집에 인터넷이 설치된 학교 밖 교육전문가들은 또 어떠한가? 어차피 과거에도 교사놈들은 사회악이었고, 현시대 교사놈들 또한 그러할 것이다. 굳이 답 안 나오는 교사놈들을 떠올리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좋은가. 모든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다.

[감당해야할 사회적 비용]

다만 스승의 날을 폐지하게되면, 가장 행복해 할 무리가 교사놈들이라는 점은 문제 삼을 수 있다. 교사들은 수년 전부터 스승의 날이 폐지되기를 간절히 염원했다.

이 시대의 진정한 적폐 집단인 교사놈들이 행복해지는 것은 공정 사회,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이룩하려는 오천만 한민족의 염원에 반하는 결정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모든 정책은 편익과 기회비용을 고려하여만 한다.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은 품고 가야 한다.

스승의 날 폐지로 교사들이 행복해지더라도 이 기념일은 속히 폐지되어야 한다. 일단은 교사놈들도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던가. 넓은 아량으로 나랏님들은 교사놈들이 행복해지는 것에 눈을 감아주어야 한다.

나머지 5천만 모든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몇 안 되는 혈세 도둑, 철밥통, 무능, 적폐, 무책임의 아이콘 교사놈들이 행복해지는 사회적 비용 증가는 과감하게 무시해야 한다.

[그렇게 모두는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정부와 국회의원들은 속히 스승의 날을 달력에서 '청소'해내는 정책을 추진하자. 달력 인쇄할 때 들어갈 잉크도 줄일 수 있으니 경제 강국 건설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할 수도 있다.

모든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스승의 날을 이제는 제발 과감하게 없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