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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혈액형 성격 유형에

빠져있는 이유


혈액형 성격 유형 한번쯤은 들어보았죠? 친구들과 수시로, 특히 여학생들, 너는 혈액형이 뭐니, A형 여자, B형 여자, O형 여자, AB형 여자는요, B형 남자는 조심하래, AB형은 어쩌구 저쩌구. 혈액형별 스트레스 받는 유형, 개그 유형, 연애 유형. 거 참 종류도 다양합니다. 텔레비전에서, 잡지에서, 인터넷 웹투에서, 너나 할 것없이, 혈액형 열풍이다. 헌혈 한번 안해본 사람들도, 이렇게 피튀기는 혈액형 놀이에 심취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확실하게 정리해볼게요. 혈액형으로 사람 구분하는 거, 그거, 미신이랍니다.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습니다. 생물학적으로 피는 뭔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이 드나요? 전혀 미치지 않습니다. 게다가 혈액형은 달랑 네 종류뿐인 것이 아니라 몇백개나 된답니다. 성격 유형이 어쩐지 맞는것 같다고 자꾸 믿고 싶겠지만, 상황을 이렇게 정리해 볼까요? 사람 성격이 달랑 네종류일까요? 믿고 싶은 것을 믿지 못하게 되어 슬픈가요? 다시 말씀 드릴게요. 혈액형 성격 유형. 분명한 미신입니다

끝. 


더 자세한거 알고 싶으면 검색창에 “혈액형 비과학적”이라고 검색해 보면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습니다. 탤짱샘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게 아니니까요. 우린 이 이야기를 해보고 싶답니다.


왜 우린 그토록 혈액형 별 성격 유형에 목을 멜까


우리는 왜, 이토록, 비과학적인 혈액형별 성격 유형에 흠뻑 빠져서, 억지로 사람을 거기다가 마구 끼워 맞추려고 하는 것일까요. 재밌어서? 아니야, 지금 세상이, 그대와 그대 친구들이 혈액형에 보내는 믿음은, 이미 재미 수준을 넘어섰다고 생각됩니다. 소개팅 나가기전에 혈액형부터 물어 보는 사람도 있고, 아예 B형 남자친구, 라는 영화도 있습니다. 이토록 우리가 혈액형 성격 유형에 빠져 있는 이유는 세가지 키워드 때문입니다.


알고싶다.


불안하다.


귀찮다.

http://pixabay.com/kr


알고싶은 마음과, 불안한 마음, 그리고 귀찮은 마음. 우선, 자기 자신을 알고 싶은 마음때문입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어떤 성격이고, 장점은 무엇이고 단점은 무엇인지를 알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상대방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습니다. 나와 상대방을 알고 싶은 마음이죠. 알고 싶은데, 알려고 노력하긴 하는데, 그게 참 안보인단 말이죠. 그러면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내가 누구인지,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누군가 대신 좀 말해주었으면 하는데, 아무도 말을 안해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마음은 자꾸 불안해져 갑니다. 그런데, 사실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탐구는, 심리학 책을 읽든, 명상을 하든, 일기를 쓰든, 조금 이상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 조금 이상의 노력을 한다고 해서 바로 알 수 있는 것도 아니죠. 알면 알수록 검은 터널에서 검은 바둑알을 찾는 거 마냥, 더욱 멀게만 느껴집니다.

 사실, 더 정확히는, 그런 조금의 노력이 너무 귀찮아서라고 생각해요. 진지하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살피고 연구하고 공부하는게 너무 귀찮은 것이죠.누군가가, 내 자아에 대한 고민 장면이 들킬까봐 부끄럽기도 합니다. 삶에 대해 진지하지가 않아요. 그런데 주변을 돌아보니, 너나 할것없이 혈액형, 혈액형 하고 있네요. 이 미신을 대다수가 옳다고 믿고 있고 방법도 너무 간단하니, 이 미신에 쉽게 빠지게 되는거랍니다.


그래, 어, 맞아, 나 그랬나봐, 내가 O형 남자인데, 어, 오아, 정말 그렇네.


자기 자신이 누군지를 알기 위해 혈액형에 기대는 것 만큼 심각한게 있는데, 바로 다른 사람을, 혈액형별 성격 유형에 억지로 맞춰서 판단해 버리는 것입니다. 이거, 사실, 어쩌면 더 심각한 상황입니다. 내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 숫자가 너무 많아요. 나이가 한 살 한 살 더 먹을수록 더 만나는 사람은 더 늘어가고, 어떤 사람인지 판단해야 될 상황은 계속 늘어만 갑니다. 피아식별(아군과 적군을 구별하는 것)하기가 너무 다급해져만 갑니다. SNS까지 사회적 관계가 늘어나게 되면 정신을 못차릴것만 같습니다. 너는 누구냐, 너는 누구냐, 너는 누구냐. 불안해져만 갑니다. 다른 사람이, 내 주변을 둘러싼 다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만 하겠는데, 이거 너무 불안해요. 사실, 타인의 감정과 심리와 성격을 구분하는 거, 약간의 독서와 경험만 있으면 조금씩 조금씩 그 판단 능력이 정교하게 됩니다.


http://pixabay.com/ko


그 판단 능력을 키우려면, 중요한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타인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저 사람은 어떤 상처가 있고 어떤 추억이 있고 어떤 꿈이 있는지, 그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러한 마음이 없거나, 너무 크기가 작습니다. 아예 타인의 마음에 대해서 알려고 노력 하지도 않기도 합니다. 귀찮으니까요. 그런데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알고 싶어하죠. 그런데 노력을 안했으니 쉽게 알수 없죠. 알 수 없으니 불안해져만 갑니다. 그러니, 나이가 늘고 성숙해졌다고 하는 어른이 되어서도 혈액형에 기대는 겁니다. 최소한의 노력으로, 상대방 혈액형만 알면, 상대방이 누구인지 촥, 알 것 같으니까요. 게다가 여기에 별자리와 사주까지 더해지게 됩니다. 내가 누구인지. 친구, 선생님, 부모님, 타인이 누구인지. 내가 어떤 성격을 갖고 있는지.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우선, 나와 타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마련해야 됩니다. 그리고, 타인을, 자기 자신을 이해하려는 따뜻한 마음을 먼저 가져야만 한답니다. 성격과 장점 단점을 파악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배워봐요. 독서를 권장합니다. 성격 유형, 심리학, 철학책. 쉽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이 생각보다 무지 많다는 것을 알게 될겁니다. 독서, 어렵지 않습니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적어도 혈액형 성격이라도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해, 자아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는 증거일수도 있을테니까요. 그러니 이제 부터는 혈액형 성격 유형 이야기가 나오거든 그냥 재미 정도로만 알고, 주변에 혈액형에 막 광적으로 믿는 친구들 만나거든, 이 이야기에 대해서 한번 나눠보세요. 그 과정에서 서로를 더 알아갈 수도 있으니까요. 이제, 진짜 자아를 찾아 떠나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