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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없어 고민인 그대에게

PART 1. 진로, 지금 그리 급히 찾을 필요는 없다.


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학년 초 기초 조사 설문지. 세 종이 모두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하는 것이 참으로 힘듭니다.


 "장래희망, 진로희망이 무엇인가요"


추석, 설날 오랜만에 만나는 어른들도 너무도 가볍게 물어 봅니다.


"넌 커서 뭐가 되고싶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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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에 따라서는, 저 질문을 좀 더 과격하게 물어오는 사람도 있죠. 주로 우리가 스마트폰을 밤새 만지작 거린다든가, 화장을 짙게하거나, 밤 늦게 들어올 때, 이런 저런 이유로 공부를 안하고 있을 때.



"넌 도대체 이래가지고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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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보는 사람은 나름 그대에게 관심을 갖고, 애정 가득 담아 던진 그말. 하지만 대답해야할 그대는, 도무지 대답하기 너무 어려운 그말. 학년 초 기초 설문지에는, 대충 부모님이 원하시는 직업을 써버리면 그만이지만, 바로 앞에서 돌직구처럼 날아오는 질문은 정말 우리를 힘들게 합니다.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도로 쑤욱 내려가는 그말, 차마 꺼내지 못한 답은



"되고 싶은 거 없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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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살려면, 좌우지간 뭐라도 하나 '꿈'이라고 하나 설정해 놓아야 할 것 같은 세상입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미친 듯이 내달리지 않으면 ‘루저’가 될 것만 같습니다. 세상은 온통 도전, 꿈, 도전, 꿈, 도전, 꿈 타령입니다. TV에서는 온갖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입니다. 꿈을 갖고 몇번을 도전하고 실패하고 또 도전하는 모습을 보며, 너는 왜 아무 것도 안하니 압박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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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계발 멘토라는 분들은, 몇살 때부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큼 뜨겁게 도전했는지 열변을 토하고, 듣는 분들도 탄성과 박수를 보냅니다. 난 아직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겠고, 내가 어떤 것을 잘하는지도 모르겠고, 어떤 진로가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말입니다. 우린 정말 낙오자들인 것일까요. 불안해져 갑니다.


다들 저렇게 자기 갈 길 찾아서 뒤도 안돌아보고 숨을 내쉬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숨이 미친 듯이 밀려옵니다. 나는 어떤 꿈을 갖고 있었나 생각해 봅니다. 아무 꿈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리 저리 더 고민을 만들어 만들어 봅니다. 아, 어렴풋히 무언가 흥미있었던 것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헌데 그 어렴풋했던 꿈들은 하나같이 좋은 대학을 나와야만 하는 것 같습니다. 해도 해도 안되는 공부. 공부가 안되니 꿈을 꿀 자격도 없는 것 아닌가 결론도 내려봅니다. 자꾸 복잡해지니, 더이상 고민하는 것조차 숨이 막힐 때가 있습니다. 그냥 이것 저것 잊어 버리고 노래방이라도, 피시방이라도 가서 스트레스 좀 풀고 싶습니다. 답답하죠? 그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위로할 몇가지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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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탤짱샘도 교사가 되겠다고 결심하고 노력한 것은 얼마되지 않는답니다. 고등학교 때는 그냥 어렴풋한 생각만 갖고 살았죠. 아, 나는 커서 남에게 뭐라도 좋은 영향을 주는 아무튼 그 누군가가 되고 싶다. 이 생각뿐이었답니다. 뭔가 구체적인 목표를 갖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어요. 단지 그저 남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그것으로 나도 넉넉히 먹고 살면 참 행복하겠다. 그리고 거기서 보람을 느끼면 참 좋겠다, 이 생각뿐이었답니다. 교사가 되어야지, 하고 마음 먹은 것은 고등학교 졸업하고, 군대 다녀오고, 대학교 다시 복학하고 나서도 아니었답니다. 대학 졸업하기 직전인 스물 일곱 즈음이었죠. 많이 늦은 것처럼 보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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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진로 그거 그렇게 급하게 찾아내서 급히도 결정하고 급히도 노력할 필요 없답니다. 네, 단호하게 말씀드릴게요. 그럴 필요 없답니다. 우리네 인생에는 정답도 없고, 정답이 없으니 정해진 방향도 없답니다. 내일 일도 모르겠는데 어찌 수십년의 내 인생을 미리 정해 놓고 쫓기듯 달려가야 하는 걸까요. 사람의 취향은, 사람의 재능은 언제라도 변하고 성장할 수 있는 것이지요. 아직 완성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이 모든 것을 결정하라는 것은, 거짓말이거나, 폭력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절대 잊지 않아야 할 것은, 천천히 찾아도 된다는 것이, 찾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 아니랍니다. 조급하게 찾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사실, 우리 그동안 진로, 재능, 흥미를 찾는 노력을 너무 안했답니다. 그저 학교-그것도 수업 시간만-에서만 찾으려고 했던 것이에요.




학교에서 확인되는 재능은, 안타깝지만 딱 세가지 뿐입니다. 하나는 예체능이구요(음악, 미술, 체육), 두번째는 공부구요, 세번째는 성격이에요(네. 성격도 재능이랍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보람을 느끼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잘했으면 좋을 것은 무엇인지, 내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내가 제일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은 무엇인지. 우리 얼마나 찾아 보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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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라고 불리우는 분들은 컨트롤 씨, 컨트롤 브이를 누른 것처럼 모두 똑같은 말을 하곤 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세요, 라구요. 그런데, 우리 모두가 일반적으로 거의 모두가 좋아하는 것은, '노는 것'입니다. 여기서 노는 것이란, 취미 생활에 가까운 것들이죠. 그리기, 노래하기, 운동하기, 게임하기, 영화보기 등. 사실, 이런 일반적인 취미들로 경제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정말 어~~~~~~~~~~엄청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뿐인 경우가 많죠. 자, 그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는 우리가 뭘 좋아하는지 물어보질 않았어요. 제가 대신 물어볼까요?


세심하게 계산하고 대안을 찾아내서 돈을 아끼는 과정을 좋아하나요? 고장난 기계를 수리해서 새 것처럼 만드는 과정을 좋아하나요?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가는 2박 3일 여정에서 여행 경비를 줄이고 최적의 여행 코스를 기획하고 실천하는 것을 좋아하나요? 난로를 쓰지 않아도 공기의 흐름을 조절해서 실내 온도를 높일 수 있는 작업을 좋아하나요?


대답 잘 못하겠죠? 바로 이거에요. 우리는 우리가 뭘 좋아하는지를, 막연하게 취미생활을 좋아하는 가 수준에서만 물어보았던 것이죠. 그러면 이러한 질문을 던져볼 기회는 어디서 찾느냐구요? 어우,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너무 너무 많은 것들이 준비되어 있었어요. 전문 사이트, 학교 수업시간, 청소년센터 등 등 수없이 많았답니다. 우리 천천히 질문들을 던져볼 수 있는 기회들을 찾아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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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여기서 몇 걸음을 너무 넘어서면 이런 생각에 빠질지도 몰라요. 나는, 내가 흥미 있어하고 좋아하는 일에 무조건 엄청난 재능이 있을거야, 라구요. 자 여기서 우리는 좀더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해요. 내가 좋아하고 내가 흥미있어 하고 내가 잘했으면 하는 것들을, 내가 생각보다 잘하지 못했을 때를 준비해야 해요. 무턱대고 난 재능이 없나봐 하고 포기하고 자신을 미워해서는 안되요. 그리고 아무리 노력해도 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데도 계속 잘 될거라고 믿고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기만 하고, 이내 방전되어서 다시 자신을 미워해서도 안되요.




앞으로 몇번의 대화를 통해


꿈을 찾고, 재능을 찾고, 흥미를 찾고 진로를 위해 한걸음씩 걸어가는 여정을 함께하려고 해요. 우선 오늘은 그 여행길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기억하면서 다음 만남을 약속할게요.




하나, 나는 행복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세요.


둘, 난 지금 있는 모습 그대로의 내가 그럼에도 맘에 들고 사랑할 겁니다.


셋, 나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내 소소한 행복들, 보람들을 찾아 나설 것이다.


넷. 진로 탐색이란 결국, 앞으로 나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삶 전체를 코디하는 멋지고, 커다란 작업이라는 것을 기억하세요.


다섯. 진로탐색과 직업 탐색은 다르다는 것.


여섯. 진로 결정을 너무 급히 정할 필요 없다는 것


일곱. 하지만, 진로 탐색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절대 안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