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경향 2월호 기사
안태일 교사(중산고등학교)해병대 출신 ‘상남자’ 교사. ‘학내 체벌 금지 규정’이 생기기 전까지 ‘매는 소통의 도구’라는 신념을 갖고 학생들을 강하게(?) 지도했다.
그러나 그는 곧 매는 내려놓고 마이크를 들었다. 현직 교사 최초로 팟캐스트 방송을 운영하며 직접 노는 아이들을 방송에 출연시켜 그들과 소통하는 법을 택했다.
“노는 아이에게 소통하는 카리스마를.”
‘일반고 슬럼화’라는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정말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특목고, 자사고에서 빼갑니다. 비전 있고 꿈이 있는 학생들은 특성화고로 빠지죠. 평준화 지역의 일반 고등학교는 정말 공부하는 학생들이 드물어요. 과거에는 공부하는 애들을 따라서 그나마 하던 애들이 이제는 모두 노는 아이가 됐죠.
저는 그런 노는 아이들 때문에 힘들어서 학교를 떠나야 겠다고 마음먹은 적이 여러 번이에요. 교실 붕괴 상황에서 체벌을 많이 했어요. 매는 소통의 도구였죠. 담임이 무서워서 학교를 못 다니겠다고 편지를 쓰고 가출한 학생도 있었어요.
이후 교육부에서 학내 체벌 전면 금지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체벌 대신 벌점 제도, 시 외우기, 청소…. 아이들 지도하기가 녹록지 않았어요. 새로운 소통법이 필요했고 저는 노는 아이들을 잡아다가 같이 팟캐스트 방송을 했어요.
방송을 통해서 학생들은 오히려 속내를 이야기하더군요. 그렇게 소통이 이뤄지려던 찰나, 저희 반 반장이 상담을 요청했어요. “선생님이 가출 아이, 담배 피우는 아이에 신경 쓰시는 동안 중간층 아이들의 상황은 말이 아니에요”라고 말이죠.
저는 그때 다시 깨달았어요.
소통하기 위해서는 방송이나 페북, 카톡과 같은 매개체가 아니라 대상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을요.
가장 바람직한 형태는 노는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제 발로 찾아와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통 전에 교사와 학생의 관계 세우기가 중요합니다. ‘나는 존경받을 만한 사람이고 너희는 나를 통해서 근사한 사람이 될 거야’라고 인식시켜야 해요.
저는 교단에 서는 것을 마치 무대에 올라가는 것처럼 이미지메이킹해요. 요즘 아이들의 특성이 자기와 통하지만 카리스마가 강해서 자신을 좀 눌러주는 사람을 좋아해요. 설명하지 말고 납득하게 만드세요. 예를 들어 아이가 숙제를 하지 않았어요. 그러면 “숙제 왜 안 했니?”가 아니라 “숙제 안 했니? 숙제를 안 해왔구나…” 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스스로 잘못했다는 것 그리고 벌을 내리는 것에 아이가 동의하도록 이끄세요. 소통과 카리스마, 두 가지를 잊지 마세요.
기사원문 http://m.lady.khan.co.kr/view.html?med_id=lady&artid=201501221409591&code=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