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점 한점 > 은전한닢_피천득글
은전한닢_피천득글 내가 학교에서 본 일이다. 선배 교사 하나가 교장에게 가 떨리는 손으로 보고서 한 묶음을 내놓으면서,"황송하지만, 이 보고서가 근평에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프로포즈하고 나서 잡아 놓은 전세집을 날리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는 사람과 같이 교장의 입을 쳐다본다. 학교 '주인'은 교사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보고서를 두들겨 보고"좋소."하고 내어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보고서를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학생부장을 찾아갔다. 품 속에는 여러 상담일지가 가득했다. 함참 꾸물거리다가 그 상담일지를 내어 놓으며 "이것이 학교 폭력 가산점에 쓰일 수 있는 상담일지이오니까?"..